금호타이어 매각을 둘러싼 ‘밀당’(밀고 당기기)이 계속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는 채권단에 매매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채권단은 조만간 수용할 전망이다. 우선매수권자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를 매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3일 금호타이어 매매금액 인하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매매가격 인하안을 정식 논의하려고 했으나 더블스타와의 협상이 남아있어 설명회 형식으로 회의를 가졌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의 가격협상이 끝나면 주주협의회에 안건을 상정해 인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더블스타는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매매금액을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16.2% 깎아달라고 요청했다. 채권단이 결론을 내리지 않았지만 더블스타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 달 23일까지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 감소하면 더블스타는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상반기 507억원가량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매계약 해지 조건은 충족한 것이다.
채권단이 가격 인하 요구를 수용하면 주식매매계약(SPA)을 새롭게 체결해야 한다. 그런데 SPA를 변경하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도 되살아난다. 채권단은 여기에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박 회장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채권단이 불허했다.
채권단은 다음 달 초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물을 방침이다. 박 회장은 10월 초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채권단에 통보하고, 구체적 자금조달 계획도 제출해야 한다. 박 회장이 컨소시엄을 통해 8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다면 치열한 인수전이 벌어질 수 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와의 협상과 별개로 ‘금호’ 상표권 사용계약을 이달 말까지 체결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박 회장 측이 이달 말까지 상표권 사용계약에 응하지 않으면 경영권을 박탈하는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금호타이어 매각 ‘밀고 당기기’ 계속
입력 2017-08-2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