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천 대검 사무국장 돌연 사직… ‘우병우 라인’ 물갈이說

입력 2017-08-23 18:35
검찰 일반직 공무원 서열 1위인 양희천(58) 대검찰청 사무국장이 돌연 사직한다. 검찰 직원들 사이에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양 국장을 ‘우병우 라인’으로 지목하고 교체를 주문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법무부는 23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찰 일반직 인사 쇄신 차원에서 대검 사무국장 교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 21일 양 국장에게 ‘물러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양 국장은 24일 사직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양 국장은 자의에 따른 퇴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그동안 사무국장 2년 임기가 훼손된 적은 없었다. 솔직히 불쾌하다”고 말했다. 다만 “공직자로서 조직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대검 사무국장은 법에 임기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통상 2년가량 재직하고 명예퇴직하는 게 관행이었다.

양 국장은 경북 봉화 출신으로 1985년 검찰직 9급 공채시험에 합격했다. 2015년 8월 부산동부지청 사무국장으로 승진한 뒤 인천지검 사무국장을 거쳐 지난해 6월 고위공무원단 가급(1급)인 대검 사무국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이 때문에 동향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원했다는 인식이 청와대 내부에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취임한 박 장관보다는 청와대 의중이 담긴 인사 조치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양 국장은 “우 전 수석과 전혀 모르는 사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