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명수의 힘?… ‘단식’ 판사 13일 만에 중단

입력 2017-08-23 18:22 수정 2017-08-25 10:22

김명수(사진) 대법원장 후보자가 22일 양승태 대법원장과 독대한 직후 법원행정처 고위 인사들을 만나 단식 중이던 오모 인천지법 판사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판사는 법원행정처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의 관련자 규명과 인적 쇄신을 촉구하며 지난 10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김 후보자는 현직 판사가 공적인 일로 단식에 들어간 상황을 안타까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의 대법원 방문 이튿날인 23일 오후 김창보 법원행정처 차장은 인천지법을 방문, 오 판사와 최한돈 부장판사를 면담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법관회의) 소속인 오 판사는 14일 째 단식했고, 최 부장판사는 지난달 인천지법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오 판사는 김 차장과 만나기 3시간여 전 주변의 만류로 단식을 중단했다. 오 판사는 김 차장의 설득으로 단식이 중단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지명 다음 날 사법부 수뇌부를 만나 오 판사의 단식 문제를 언급한 것은 그의 사법개혁 의지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크다. 판사 블랙리스트에 대한 추가 조사가 실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양 대법원장은 법관회의가 결의한 법원행정처 컴퓨터 추가 조사 요구를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憂)”라며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오 판사는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과 함께 양 대법원장의 추가 조사 결단을 촉구하는 단식에 들어갔다.

김 후보자는 법원 내 개혁 성향 판사들의 연구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 출신이다. 지난 3월에는 법관 독립성, 대법원장 권한 분산 필요성 등을 주제로 열린 이 연구회의 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이때 법원행정처가 학술대회에 축소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진상조사 결과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이후 법관회의가 만들어져 사법개혁 논의가 본격화됐다.》관련기사 2면

이경원 양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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