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미스매치’가 지속되고 있다. 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청년층 등 구직자들은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구직난이 동시에 벌어지는 것이다. 구직자의 눈높이, 일자리의 근무조건이나 임금수준 등이 어긋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23일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올해 1분기 기업의 구인 인원은 85만311명, 채용 인원은 75만666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9만3644명의 자리는 기업의 구인 노력에도 채워지지 않았다. 미충원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00명 늘었다. 미충원율은 11.0%로 지난해 1분기와 같았다.
사람을 뽑아서 채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미충원 상황’은 중소기업에서 한층 심각하다. 300인 미만 기업의 미충원 인원은 8만5829명으로 300인 이상 기업(7816명)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미충원율이 높은 직종은 운전·운송(32.7%), 섬유·의복(25.6%), 재료(24.0%), 생산 단순직(22.7%) 순이었다. 중소기업은 임금이나 복리후생·고용안정성 등에서 상대적으로 대기업보다 열악하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구직자들이 그만큼 많다.
기업들은 미충원 사유로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을 이유로 드는 기업도 많았다. 반면 직능수준이 높은 일자리의 경우 ‘요구되는 학력·자격·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구직자의 눈높이와 일자리 조건, 수준이 어긋나는 미스매치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청년층 실업률이 심각한데도 구인난과 구직난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2.6%로 전년 동월 대비 1.0% 포인트 증가했다.
기업들은 올해 3분기 채용 규모를 줄일 예정이다. 채용계획 인원은 30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00명 감소했다. 300인 미만 중소 업체의 경우 채용계획 인원이 1.9% 줄었다. 대신 300인 이상 대기업은 1.8% 늘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구직자-기업 ‘미스매치’ 여전… 1분기 9만명 충원 못해
입력 2017-08-24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