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50편으로 이뤄진 구약성경의 시편을 미술작품으로 감상하면 어떤 모습일까.
정용근(경남 김해 진영교회 안수집사·사진) 화백이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인사아트센터에서 16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전시회 주제는 ‘빛-시(詩)들의 책 150’이다.
정 화백은 “이른 아침 새벽예배에서 목사님의 설교 내용을 종종 받아 적곤 했는데 이후 성경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기면 어떨까 생각했고, 이것이 이번에 발표되는 시편 묵상으로 이어졌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꼬박 3년간 작업했다”고도 했다.
작품들은 사실성을 띠기보다 여러 상징물로 구성돼 있다. 가령 ‘귀’는 간구하는 소리나 들음을, ‘손’은 기도하거나 경배하는 것, ‘태양’은 예수님의 빛과 진리를, ‘양떼’는 주님의 백성을 각각 나타낸다. 명암 대비와 사실감 등 섬세한 세부묘사가 뛰어나다.
작가의 믿음은 그의 작화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 뒤꿈치를 붙들며/가시관 보혈의 강가에서/그 팔 아래 누워본다”(정용근의 ‘시편’ 중에서).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는 축사에서 “시편을 미술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설교나 음악을 통해 전달되는 시편 해석과는 또 다른 의미의 깊이를 느끼게 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화백은 다음 달 7∼15일 부산 중구 광복중앙로 부산은행 광복지점 갤러리에서도 ‘빛-시(詩)들의 책’전을 갖는다. 2000년 제19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수채화로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부산수채화협회와 부산기독미술협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목우회미술대전 심사위원 등을 지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미술작품으로 시편을 만날 때… 또 다른 의미와 깊이
입력 2017-08-25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