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이란전 필승 디딤돌’ 수비 조합 만든다

입력 2017-08-23 19:57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2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신태용 감독(오른쪽 다섯 번째)과 코칭스태프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훈련을 하고 있다. 23일에는 비가 내려 실내 훈련을 이어갔다. 신 감독은 31일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전을 앞두고 수비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뉴시스

“수비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지난 2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밝힌 훈련 계획이다. 공격 축구를 선호하는 신 감독이 수비를 강조한 데엔 이유가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전(31일)과 우즈베키스탄전(9월 6일)의 승부가 수비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21일 소집 이후 최종예선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수비진을 집중 조련하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있다. 대표팀은 23일엔 필드 훈련을 하지 않고 실내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슈틸리케호’ 시절 한국 축구는 최종예선에서 수비 밸런스가 무너져 고전했다. 매 경기 달라지는 수비 조합은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신 감독은 슈틸리케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수비수 선발부터 신경을 썼다. 이번 대표팀에서 수비수로 분류된 선수는 총 8명이다. 중앙 수비수로는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김민재(전북)와 중국파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주영(허베이 화샤), 김기희(상하이 선화)가 이름을 올렸다. 4명의 좌우 측면 수비수는 전원 K리그 선수들로 구성됐다.

슈틸리케 체제에서 중앙 수비수와 우측 수비수로 활약했던 장현수(FC 도쿄)는 이번에 미드필더로 뽑혔다. 슈틸리케호에서 장현수가 우측 수비수로 뛰게 되자 다른 선수들이 연쇄적으로 제 자리가 아닌 곳에 서게 됐고, 결국 수비 조직력에 균열이 생겼다. 수비라인의 중심이었던 홍정호(장쑤 쑤닝)와 곽태휘(서울), 측면을 맡았던 김창수(울산)와 박주호(도르트문트)도 제외됐다. 이 때문에 신 감독은 새로운 수비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신 감독은 22일 훈련 때 포백 앞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시스템을 실험했다.

신 감독은 2014년 대표팀 임시 사령탑을 맡아 A매치 2연전에서 괜찮은 수비 조합을 선보였다. 9월 5일 베네수엘라전에서 김영권과 김주영을 중앙 수비수로 내보내고, 김민우(수원)에게 왼쪽 측면을 맡겨 3대 1 승리를 거뒀다. 사흘 뒤 우루과이전(한국 0대 1패)에서도 김영권-김주영의 중앙수비 조합을 유지했다. 빌드업(수비지역에서부터 상대 페널티 지역까지의 공격과정) 능력이 좋은 김영권과 공격 저지력이 뛰어난 김주영의 아성에 김기희와 김민재가 도전하는 양상이다.

신태용호의 수비라인이 최근 발을 맞춰 본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불안 요소다. 김영권과 김주영은 각각 1년, 2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소집된 고요한(서울), 김민우도 하루빨리 동료 수비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한편 이란 대표팀은 오는 26일 오후 입국할 예정이다.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 지은 이란이 이례적으로 조기 입국하는 것은 시차와 환경에 충분히 적응한 뒤 아시아의 강호 한국과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파주=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