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30일 발생한 대형 화재로 생계 터전을 잃어버린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상인들이 9개월 만에 새 점포를 꾸려 장사를 재개한다.
대구시는 오는 25일 서문시장에서 200m가량 떨어진 9층짜리 건물 베네시움에서 서문시장 4지구 대체상가를 개장한다고 23일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 1월 상인들이 이곳을 대체상가로 결정한 후 56억원을 들여 내부 시설을 정비했다. 지상 1∼4층에 한복, 의류, 이불, 커튼, 액세서리 등을 파는 점포 246곳을 마련했다.
화재 당시 서문시장 4지구 점포 679곳은 모두 타버렸다. 피해 상인 572명 중 246명이 대체상가에 입점했다. 입주 상인들은 2년6개월 동안 임대료 없이 관리비만 내고 장사할 수 있다. 나머지 피해상인도 원하면 5∼7층에 곧바로 점포를 낼 수 있다.
이날 베네시움은 개장을 앞둔 상인들이 막바지 준비를 하느라고 떠들썩한 모습이었다. 물건을 정리하고 점포에 부족한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폈다. 자체적으로 영업을 먼저 시작한 상인도 있었다. 상인들은 다시 장사를 시작한다는 기대와 손님이 다시 모일지에 대한 걱정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노기호 4지구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 즈음은 원래 손님이 줄어드는 시기라 걱정이 되기도 한다”며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서 상인들이 바빠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불에 탄 4지구 건물은 지난달 중순 철거됐다. 시는 공영주차장 건물, 1지구 상가와 연계해 재건축하는 방안 등을 상인들과 협의 중이다.
대구 중구는 서문시장 화재사고 수습과정을 기록한 ‘서문시장 4지구 화재사고 대응 백서’도 발간했다. 340쪽 분량의 백서에는 화재 당시 사진과 사고 개요, 기관별 대응, 수습과정에서 제기된 제도법령상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피해상인 지원 과정 등이 담겼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 “화재 아픔 딛고 새출발 해요”
입력 2017-08-2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