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KIA 타이거즈에 비상이 걸렸다. 올 시즌 내내 선두를 질주했지만 이달 들어 투타에서 극심한 난조를 보이며 1위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KIA는 2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3대 7로 완패했다. 이로써 올 시즌 첫 4연패에 빠진 KIA는 이날 SK 와이번스를 10대 6으로 꺾은 2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가 4.5경기로 좁혀졌다.
KIA는 튼튼한 선발과 활화산 같은 타선으로 올 시즌 계속 선두를 유지했다. 실제 KIA는 전반기에 강력한 선발을 보유하고 있었다.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 원투펀치에 3선발 팻 딘, 신예 사이드암 임기영까지 호투를 펼쳤다. 시즌 시작부터 7월말까지 선발 평균자책점이 4.05로 리그 2위였다. KIA 선발진은 지난달까지 97경기에서 55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타격도 지난달까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타율이 3할(0.305)이 넘는 유일한 팀이었다. 특히 6월 27일부터 7월 6일까지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이정표까지 세웠다.
그런데 8월만 놓고 보면 총체적 난국이다.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선발은 난타당하고, 방망이는 무뎌졌다. 이달 KIA의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무려 8.03으로 리그 꼴찌다. 다음으로 안 좋은 삼성 라이온즈(5.96)보다도 무려 2점 가량 높다. 딘은 기복이 심해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고, 전반기 막판 폐렴증세로 전력에서 이탈한 임기영은 후반기에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후반기 들어 KIA에는 원투펀치인 양현종·헥터 노에시 외에는 믿을 수 있는 선발 자원이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양현종이 연패 사슬을 끊기 위해 등판했지만 5⅓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포함해 9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져 충격이 더욱 컸다.
방망이도 마찬가지다. 활화산 같은 타선이 차갑게 식었다. 이달 KIA의 팀 타율은 0.288로 6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최근 4연패 중 뽑은 점수가 총 6점에 불과해 투수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KIA 타선은 조쉬 린드블럼에게 6회까지 노히트로 묶였다.
KIA의 최근 부진에 대해 일각에선 여름을 보내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KIA가 우천 취소가 많아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적게 경기를 치렀다는 점에서 “선수들이 계속 1위를 하면서 나태해졌다”는 비판이 더 힘을 얻고 있다.
반면 롯데는 이날 KIA를 꺾고 2연승을 거두며 순위가 5위에서 4위로 한 계단 올라갔다. 선발 린드블럼은 8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2승(1패)째를 수확하며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이대호는 4회 결승 솔로포를 터트리며 역대 16번째 250홈런 타자에 이름을 올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구] KIA팬들 “이러다 뒤집어지는 거 아녀”
입력 2017-08-22 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