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기독정서·종교편향 논리… 미션스쿨도 신앙교육 어려워”

입력 2017-08-23 00:00
허광열(서울 광성중) 이천우(경기도 성남 계원예고) 원광호(서울 대성고) 안재홍(광주 숭의고) 이광형(서울 보성여중) 교목(왼쪽부터)이 22일 인천 중구 올림포스호텔에서 미션스쿨 신앙교육 증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학교 현장은 복음화율 1% 미만의 미전도 종족 선교지나 마찬가지입니다. 마지막 선교지라는 생각으로 학원선교에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22일 인천 중구 올림포스호텔에서 만난 5명의 한국기독교학교연맹 소속 미션스쿨 교목들은 종교편향 논리와 반기독교 정서로 기독교교육이 위축되는 미션스쿨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허광열(55) 서울 광성중 교목은 “공교육 개념이 보편화되다 보니 미션스쿨에서조차 기독교 과목도 선택과목 중 하나로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기독교교육이 정보교육이나 진로상담 등으로 변경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했다. 허 교목은 “요즘은 교목을 기간제 교사로 선발하면서 교목의 입지가 줄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원광호(62) 서울 대성고 교목도 “최근 교목이 이단이나 반기독교 단체의 공격 대상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교목이 교육자, 목회자라는 한계 때문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의 교목들은 교회와 신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데 한국교회가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광형(55) 서울 보성여중 교목은 “학생들 사이에서 반기독교 여론이 상당한데, 아이들을 전도할 때 ‘교회가 성추행을 하는 곳이니 가기 싫다’고 거부해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이런 잘못된 현상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교목은 기독교 학교의 설립정신에 충실할수록 교육청과 학교의 통제 대상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재홍(62) 광주 숭의고 교목은 “기독교 사립학교의 정부재정 의존도가 높아져 교육청의 행정지시를 철저히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다 보니 정상적인 종교활동마저도 종교편향으로 몰리고 학교 설립정신에 따라 교육하면 학교 관계자와 교목 간 미묘한 갈등이 생긴다”고 귀띔했다.

이천우(61) 경기도 성남 계원예고 교목은 “시험 3주 전부터 고등부 예배 출석 인원이 절반 이상 떨어져나간다”면서 “주일날 시험 준비를 해주는 학원의 관행에 부모와 학생들이 신앙을 포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교목들이 생각하는 대안은 현장교회와의 협력이었다. 허 교목은 “가장 좋은 모델은 지역교회와 미션스쿨이 공동으로 선교활동을 펼치는 것”이라면서 “높은뜻광성교회 학원선교부가 학원 선교사를 파송하고 320명분의 간식을 준비하는 등 적극 돕고 있는데 선교에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글·사진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