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소비자를 불안에 떨게 한 가짜 백수오 제품의 위해성을 조사해온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열수추출물(뜨거운 물로 우려내는 방식) 형태의 백수오 제품은 적은 양의 이엽우피소와 혼합돼도 안전하다”고 22일 결론 내렸다. 당시 백수오로 만든 건강기능식품은 탈모, 갱년기 극복 등에 효과가 있다며 인기를 끌었으나 백수오와 유사한 이엽우피소를 섞어 만든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식약처는 현재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백수오를 앞으로는 열수추출물만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식품 기준 및 규격을 개정할 예정이다.
가루와 환(가루를 둥글게 빚은 형태)은 해로울 수 있다는 점도 발견됐다. 고시 개정 전이지만 가루·환 형태의 백수오 가공식품은 즉시 제조·유통·판매가 금지된다. 이전에 시중에 유통되던 17개 제품은 지난 5월부터 시중에서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백수오 분말이 함유된 한약 제제도 잠정적으로 즉시 유통·판매를 중단하고, 향후 제조사가 자체 조사로 위해성이 없음을 입증할 경우에 한해 허가할 방침이다. 현재 백수오 분말이 함유된 한약 제제는 11개 품목이 허가돼 있으나 시중에 나온 물량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식약처는 바이오톡스텍, 한약진흥재단 등 독성시험전문기관과 함께 2015년 9월부터 지난 6월까지 백수오·이엽우피소의 독성시험·위해평가를 실시했다. 열수추출물 형태로 가공한 백수오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루 형태의 백수오를 동물에게 먹이는 실험에선 체중감소 등의 이상 현상이 발견됐다. 식약처는 사람이 백수오 가루나 환을 평생 동안 매일 최대량을 섭취한다고 가정한다면 위해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엽우피소는 열수추출물 형태에서도 독성이 발견됐다. 동물실험에서 많은 양(2000㎎/㎏)을 투입했을 때 해로울 수 있다고 판단됐다. 2년 전 문제가 된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이엽우피소 혼입비율이 3%에 불과해 안전했다. 이는 체중이 60㎏인 성인을 기준으로 한번에 5㎎의 이엽우피소를 섭취하는 꼴이다. 사람은 열수추출물 형태의 이엽우피소를 하루 1000㎎/㎏까지 섭취해도 독성이 없다.
이엽우피소 역시 가루 형태에서는 더 적은 500㎎/㎏에서도 독성이 나타났다. 가짜 백수오 제품은 모두 열수추출물 형태였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조사에서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독성이 가루·환·열수추출물 등 형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식약처는 “백수오나 이엽우피소와 같은 천연물질은 독성물질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명확히 해석할 수 없다”며 “천연물은 다양한 성분이 함유돼 있어 추출·조제 방법에 따라 활성화되는 성분의 종류나 함량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백수오, 가루·환 가공식품 위해 우려… 뜨거운 물로 우려 마셔야”
입력 2017-08-22 18:43 수정 2017-08-22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