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 카드 활용, ‘사립대 입학금’ 폐지 유도

입력 2017-08-22 19:27 수정 2017-08-22 22:13

교육부가 사립대 입학금 폐지를 위해 국가장학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입학금을 없애거나 줄인 대학에 국가장학금을 더 주는 방식이다. 입학금 징수 관행을 유지하는 학교에 대한 국가장학금 혜택을 줄이면 상당수 사립대가 입학금을 인하하거나 폐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22일 “국가장학금Ⅱ 유형과 연계해 사립대도 국공립대와 마찬가지로 입학금을 폐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입학금을 낮추면 그만큼 학비 부담을 낮춘 것으로 간주할 방침이다. 입학금 폐지는 문재인정부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다. 사립대 입장에선 정부 압박에 더해 장학금 수혜 대상인 재학생으로부터도 입학금 인하 압박을 받게 됐다.

국가장학금Ⅱ 유형은 대학의 학비 경감 노력에 따라 정부가 지원하는 장학금으로 한 해 4000억원 규모다. 대학이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하고, 교내 장학금을 유지하거나 늘려야 받을 수 있다. 대학이 학비 부담을 줄여야 정부 지원금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학생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하는 국가장학금Ⅰ 유형과 구분된다.

교육부는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3주간 대학별 신·편입생 입학에 소요되는 실제 비용을 전수 조사할 방침이다. 전국 4년제 사립대 156곳이 조사 대상이다. 다음 달 초에는 주요 사립대 기획처장 등이 참여하는 입학금 제도 개선 협의체도 출범시킨다. 교육부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입학금을 인하하거나 아예 입학금 제도를 없애고 입학금을 수업료에 넣어 폐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전북 익산 원광대는 사립대 최초로 입학금을 낮추기로 했다. 내년 신입생부터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입학금을 80% 인하한다. 올해 신입생은 57만6500원씩 입학금을 냈다. 내년 신입생 입학금은 9만2240원 인하하고 이후 9년 동안 매년 4만1000원씩 내려 11만5300원까지 입학금을 낮춘다. 이는 원광대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입학 업무에 필요한 최소 경비를 자체 분석해 책정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