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공동위원회 시작… ‘영상’으로 탐색전 펼친 韓·美 사령탑

입력 2017-08-22 19:37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의 고위급 대면회의 참석자들이 양국 수석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의 영상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이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단은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고 각국의 입장을 교환했다.

우선 양측 수석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영상회의를 가진 뒤 고위급 대면회의가 열렸다. 대면회의에는 한국에서 유명희 산업부 FTA교섭관 등이, 미국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비서실장, 마이클 비만 대표보 등이 참석했다. 고위급 대면회의는 수석대표들이 영상회의로 큰 틀의 의제를 정리하면 세부조항에 대해 양측이 조율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날 회의는 한·미 FTA 개정 협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전초전인 만큼 각국 입장을 설명하는 수준으로 진행됐다. 영상회의를 끝낸 직후 김 본부장은 “우리 입장을 (미국에) 충분히 전달했다”면서 “첫 협상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측은 무역수지 불균형 등을 이유로 한·미 FTA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FTA의 호혜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양국의 FTA 효과를 분석하는 게 우선이라는 논리로 방어하고 있다. 일단 탐색전을 끝낸 양국은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여러 차례 열면서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끌어내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을 이유로 한국에 오지 않은 것을 두고 공동위원회가 여러 차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홈 그라운드인 워싱턴에서 다시 공동위원회를 열어 자국에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개정 협상 요구를 철저히 방어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영상회의 직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측이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결론을 안 내릴 수도 있느냐”는 질의에 “물론이다”고 답했다.

서윤경 노용택 기자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