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지난 10년간 과학기술과 방송 정책에 대한 근본적 반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문재인정부 첫 부처별 업무보고는 부처별 핵심 정책을 선정해 집중 논의하는 토의 형식으로 31일까지 이뤄진다.
문 대통령은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고의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데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기초연구 투자도 부족해 일본에서 22명이 노벨 과학상을 받는 동안 우리는 후보자에도 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도 많이 뒤처졌고, 통신비도 높은 편이어서 가계의 부담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통위 업무보고와 관련해서는 “언론자유지수가 민주정부 때보다 크게 떨어졌다. 특히 공영방송은 신뢰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라며 “이러한 반성의 관점 위에서 활발한 토론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무원의 인식 전환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이 새로운 공직자상을 요구하게 됐다”며 “정권 뜻에 맞추는 영혼 없는 공직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어 “공직자는 국민을 위한 봉사자이지 정권에 충성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시대적 과제를 수행하려면 공직자가 개혁의 구경꾼이나 개혁 대상이 아니라 개혁을 이끄는 주체라는 자부심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처별 핵심정책 토의는 그야말로 자유로운 토론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이 자리에 있는 누구나,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2개 부처를 업무 관련성 기준으로 9개 그룹으로 나눠 업무보고를 받는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실·국장 이상이 참석했다. 청와대 참모진과 여당 정책위 의원, 교수 등 전문가도 자리를 함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처별 핵심 정책에 대한 생산적 논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글=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文대통령, “공직자는 국민에 봉사… 정권에 충성하면 안돼”
입력 2017-08-22 19:25 수정 2017-08-22 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