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이 동네 뒷산이냐”… 佛, 장비·복장 불량에 벌금

입력 2017-08-22 19:43
앞으로 알프스 산맥의 최고봉인 몽블랑을 오를 때 등반에 걸맞은 장비를 갖추고 옷차림을 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게 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몽블랑에 오르는 시작점에 위치한 생제르배 지역의 시장이 몽블랑을 준비 없이 오르는 사람들에게 38유로(약 5만1000원)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했다고 전했다. 준비 없이 등반에 나섰다가 실종·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른 탓이다.

마르크 페일레 생제르배 시장은 이 같은 내용의 안내문을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러시아어로 표기해 등산로에 걸 예정이다. 그는 “충고를 듣지 않는 ‘성급한 사람들’을 위한 조치”라면서 “몽블랑을 오르는 것을 트레킹이나 운동장에 오는 것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 날씨 변화, 낙석, 비상 탈출 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몽블랑에선 이달 초 헝가리인 여성이 아홉 살짜리 쌍둥이 자녀를 데리고 등반에 나섰다가 헬리콥터에 의해 구조됐고, 46세의 프랑스인 남성이 반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산에 올랐다가 사망했다. 당시 프랑스인 남성을 발견한 경찰은 “몽블랑에 오르는 사람이 할머니들이 동네에 걸어다닐 때 신을 법한 신발을 신고 있었다”고 전했다. 몇 해 전에는 한 미국인 등산가가 9세, 11세인 아들 둘을 데리고 올랐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적도 있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