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박한우(오른쪽 네 번째) 사장은 22일 “통상임금이 확대되면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임금을) 50% 이상 더 줘야 한다”며 “노동 시장에 분란이 일어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박 사장은 22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진단과 대응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IMF 시절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며 판매량 감소와 통상임금 소송 등으로 최악의 경영 환경에 직면했다고 토로했다. 기아차 생산직 근로자 2만7000여명은 2011년 연 700%에 이르는 정기상여금을 비롯한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며 사측에 722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 이달 말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박 사장은 “15일 미만 퇴직자는 일 할 계산해서 상여금을 지급한다는 문구 하나로 현대차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서 제외됐고 기아차는 통상임금에 포함됐다”며 “현대차와 기아차가 똑같이 야근하면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임금을 50% 더 줘야 하는데 현대차 (노조)가 가만히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현재 소송이 과거분인데, 지금 기아차가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어렵고 미래 투자할 것도 많은데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며 “통상임금과 관련해 노동부 지침과 법이 달라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데 하나로 정리해서 불확실성을 없애 달라”고 호소했다.
박 사장은 지난 21일 직접 재판부에 신의성실의 원칙을 적용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낸 것과 관련해 “피고 대표로서 재판부에 최소한의 사정을 설명하고 의견을 피력할 자격이 있다”며 “1주일 걸려 탄원서를 썼고 철회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박한우 기아車 사장 “통상임금 확대되면 시장에 분란 일어날 것”
입력 2017-08-22 2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