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5·18민주화운동의 전국화를 위한 문화행사를 잇따라 열고 있다. 1980년 이후 민주화의 성지로 자리매김했으나 미완의 과제로 남은 진상규명을 앞당기고 그날의 역사적 참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광주시는 “1000만 관객 영화 ‘택시운전사’ 상영을 계기로 5·18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며 “그동안 고립돼온 광주의 5·18 정신이 전국 각지에 확산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영화 흥행으로 도심 곳곳의 민주화운동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광주를 찾는 외부인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광주문화재단은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2주 동안 외부 탐방객들을 위해 택시 5대와 5·18버스 운행에 들어갔다.
‘5·18택시운전사’로 명명된 택시투어는 광주의 관문인 광주송정역과 광주터미널에서 출발하는 2개 코스에서 진행된다. 영화처럼 노란 셔츠 차림을 한 광주문화관광탐험대 경력의 택시기사 5명이 현장 해설사로 변신해 5·18에 얽힌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준다. 택시투어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옛 적십자병원과 옛 광주MBC사옥, 국립5·18민주묘지 등 5·18사적지를 하루 10회 무료 운영한다. 계엄군 집단발포로 당시 많은 대학생과 시민들이 희생된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와 총탄에 뚫린 전일빌딩·광주은행 유리창 등이 보관된 5·18민주화운동기록관도 직접 둘러볼 수 있다.
광주시티투어와 연계한 ‘5·18버스’는 오전 9시와 오후 2시 2회 출발한다. 5·18 전문해설사인 ‘오월지기’들이 버스에 동승해 해설을 맡는다.
앞서 21일 광주시청 1층에서는 추모전시회 ‘아! 위르겐 힌츠페터 5·18광주진실전 그리고 택시운전사’가 개막됐다. 영화 주인공이자 실존인물인 독일 외신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추모하는 이 행사는 광주시와 광주전남기자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있다. 추모전시회에서는 힌츠페터가 생전 사용하던 안경과 여권 등 유품, 당시 촬영사진과 동영상, 영화에 등장한 1973년식 브리사 택시 등 영화소품을 볼 수 있다.
5·18기념문화센터에서는 5·18 당시 시민군 등을 기록한 보도사진전이 다음 달 14일까지 열린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특별법을 제정해 당시 발포명령자 등 5·18의 남은 진상을 명백히 밝혀내고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5·18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택시’ 타고 달리는 5·18 문화행사
입력 2017-08-23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