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군 수뇌부 합동회견, 군사협력 강화로 이어져야

입력 2017-08-22 17:41
존 하이튼 미국 전략사령관은 22일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미국의 모든 자산을 한반도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방어체계를 포함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했다. 태평양사령관, 미사일방어청장 등 미군 수뇌부가 총출동한 합동기자회견이었다. 유사시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경기도 오산 미군기지 내 패트리엇 발사대 2기 앞에서다. 북한이 추가 도발한다면 재래식 전력은 물론 전략자산까지 총동원해 응징하겠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다. 미군 수뇌부의 합동 회견 자체만으로도 미국이 북한의 도발을 치명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북한은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미국의 군사적 도발로 규정하고 보복과 징벌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이 공식 기구를 통해 UFG 연습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추가 도발을 시사한 대목이다. 과거에도 북한은 비난 논평을 발표한 뒤 도발을 자행했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과 지난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대표적이다. 기습 도발을 통해 한·미 간 틈새를 벌리려 할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한반도 상황은 또다시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북한은 UFG 연습을 북침 훈련이라고 주장하지만 방어훈련일 뿐이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전장 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는 지휘소 연습이다. 실제 병력과 전투 장비 투입도 없다. 북한의 위협이나 도발이 없었다면 시작되지도 않았을 훈련이다. 북한은 미군 수뇌부의 경고를 가벼이 여기다간 강력한 응징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미 양국은 UFG 연습을 계기로 북한이 도발을 생각조차 못하도록 군사 협력 강도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화가 아니라 압박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이다. 북한의 위협을 코앞에 두고 연합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한·미 움직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사드 배치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미군 수뇌부가 기자회견 뒤 경북 성주 사드 기지를 방문한 것은 이 같은 메시지를 담은 무언의 압력으로 읽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