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안철수 이언주 정동영 천정배 후보는 21일 TV토론회에서 서로를 겨냥한 날 선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안 후보는 대선 패배 책임론과 리더십 문제를 집중 공격받았다.
천·정 후보는 이날 지상파 3사에서 공동 중계된 TV토론회에서 안 후보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천 후보는 ‘일대일 맞짱토론’ 순서에서 “안 후보가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려면 최소한의 반성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안 후보 측근 인사가 공공연하게 ‘탈호남’을 주장한다. 호남이라는 한쪽 날개를 꺾으려는 의심이 드는데 이것은 명백한 자멸행위”라고 말했다. 천 후보는 “안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당이 무너지거나 깨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든다”고도 했다. 정 후보도 “(19대 대선에서) 당 선대본부장들이 있었는데 어디서 누가 어떤 결정을 하는지 모르게 대선이 치러졌다. 이는 사당화의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전당대회 이후 당을 쪼개자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대선 패배 책임론에 대해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대선 때 제대로 체계가 안 갖춰졌었는데 이를 제대로 하도록 하는 게 선대위원장의 몫”이라고도 했다. 19대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천·정 후보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안 후보는 또 천·정 후보를 겨냥해 “열린우리당 시절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이 탈호남을 주도했으며 2006년 지방선거에서 참패, 열린우리당은 소멸까지 했다”고도 했다.
안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도마에 올랐다. 안 후보는 ‘안 후보가 내년 서울시장에서 낙선하면 그 다음 당대표로 뽑아주면 된다’는 천 후보의 전날 토론회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천 후보는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대선에서 떨어진 분이 당대표에 나온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천 후보 말을 끊으며 “제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오면 떨어진다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천 후보는 “말귀를 못 알아들으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 후보는 “안 후보는 당대표로 당선된다면 서울시장 선거에 나갈 때 당대표 직을 갖고 나가는 것이냐”고 질문했다. 안 후보는 “그런 상황이 되면 당연히 (당대표 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답변했고, 정 후보는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되받아쳤다. 안 후보와 가까웠던 이 후보는 “안 후보는 자기 부하나 동지들에 대해 오해가 있을 때 좀 감싸 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千·鄭 “安, 대선 패배 책임지고 경선 사퇴하라”
입력 2017-08-21 18:36 수정 2017-08-21 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