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출범 당시 목표였던 ‘중금리 대출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4% 미만의 저금리 신용대출이 전체 신용대출의 약 7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가운데 연 4% 미만 금리 대출 비중이 70.7%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55.0%) 신한은행(67.9%) IBK기업은행(31.2%) 등 시중은행보다 높은 비중이다. 케이뱅크의 중금리(통상 연 4∼10% 금리) 신용대출 비중은 28.3%에 불과했다. 이달 14일 기준으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까지 포함한 전체 여신 가운데 중금리 대출은 1329억원으로 20.9%에 그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희수 연구위원은 “인허가 당시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의 역할을 주문했으나 실제 4∼7등급을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 대출을 추구하였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시하거나 한도를 늘려주는 방식으로 초반 고객 유치에 집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케이뱅크 대출자 가운데 경제활동이나 금융거래 이력이 없어 신용등급 산정이 어려운 주부, 학생 등 ‘신 파일러(thin filer)’가 3.9%를 차지하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들은 신용등급이 없어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받아도 고금리 대출이 불가피하다.
한편 케이뱅크의 총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007%, 단기 연체율(1일 이상)은 0.009%로 안정적이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중금리 시장 공략한다더니 케이뱅크 대출 71%가 저금리
입력 2017-08-21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