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괴물’ 저지, ‘삼진왕’ 오명… 37경기 연속 삼진 기록

입력 2017-08-21 19:43
AP뉴시스

미국프로야구(MLB) 아메리칸리그 홈런 선두인 무서운 신인 애런 저지(25·뉴욕 양키스·사진)가 삼진 부문에서는 치욕스런 오명을 쓰게 됐다. 37경기 연속 삼진을 당하며 역대 최다 연속 경기 삼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저지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17 MLB 정규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8회초 4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37경기 연속 삼진을 당했다. 1971∼72년 두 시즌에 걸쳐 빌 스톤먼(당시 몬트리올 엑스포스)이 세운 역대 최다 연속경기 삼진 기록과 타이다. 스톤먼은 MLB 통산 54승 85패를 기록한 투수다. 단일 시즌으로 한정한다면 71년 스톤먼이 세운 35경기 연속 삼진 기록은 저지가 이미 뛰어 넘었다.

저지는 이번 시즌 119경기에 나서 타율 0.282(425타수 120안타) 37홈런 80타점 167삼진을 기록 중이다. 167삼진은 미겔 사노(미네소타 트윈스·170개)에 이은 MLB 최다 삼진 2위 기록이다. 사노와 3개 차이에 불과한데다 최근 추이를 보면 올해 리그 삼진왕이 유력하다.

저지는 전반기엔 84경기에 출전, 타율 0.329(301타수 99안타) 30홈런 66타점 109삼진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했다. 저지는 거포의 특성상 전반기에도 삼진율은 29.8%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이를 시원한 홈런과 타격기술로 만회했다.

하지만 저지는 후반기에 35경기에 나서 0.169(124타수 21안타) 7홈런 14타점 58삼진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3할대를 자랑하던 타율은 1할대로 추락했고 홈런 생산성도 현저히 떨어졌다. 하반기엔 삼진율이 37.4%로 솟구쳤다. 이런 부진이 이어진다면 2009년 마크 레이놀즈(당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세운 MLB 한 시즌 최다 삼진 기록(223삼진)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투수들이 분석을 마친 후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 등 저지의 약점을 파고들고 있다”고 저지의 부진 원인을 분석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