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시 산하 공기업이 특정 정당의 가입을 권유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등 대구지역에 벌써부터 선거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1일 대구시와 산하 공사·공단에 따르면 최근 대구의료원 노조 총회에서 노조원 20∼30명이 자유한국당 입당원서를 단체로 작성했다. 당시 노조 집행부 관계자가 노조원들이 입당원서를 작성하기 전 노동계와 대구의료원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권영진 대구시장 이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의료원 노조 관계자는 “최근 열린 총회는 병원의 어려운 사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로 노조원 400여명 중 100여명만 참석한 임시 총회였다”며 “총회 막바지에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노조원들의 입당원서를 모아 제출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자율적으로 입당원서를 받았고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권 시장의 이름이 나오기도 했지만 노동계에 도움이 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취지였고 다른 후보가 마음에 들면 그 후보를 지지하면 된다고도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특정 정당 입당원서 작성에 대한 이야기는 대구의료원과 대구도시철도공사 등 대구시 5개 산하 공사·공단 집행부가 만난 자리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도시철도공사 노조 관계자는 “지역 공단·공사 노조위원장 등이 모인 자리에서 이 이야기(자유한국당 입당원서)가 나오긴 했지만 우리는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것 같아 하지 않기로 했다”며 “당시 각 기관이 알아서 판단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여러 정황 등을 고려해 위법 여부를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대구 공기업 노조, 단체로 한국당 입당 원서 작성
입력 2017-08-21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