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우리가 만든 로켓이 날아갈까요.” “그럼, 날아가고말고. 우리 한 번 열심히 만들어 볼까.”
19일 오후 인천 서구 승학로 광은교회(김희승 목사) 예배당. 난생 처음 모형 로켓과 인공위성, 드론 등을 만드는 ‘항공캠프’에 참가한 어린이 100여명이 들뜬 표정으로 디아코이노(Diakoino) 소속 교수와 대학생인 형 누나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교수와 대학생 멘토들은 초등학생들과 캠프를 진행하면서 이들의 질문에 답하고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가도록 유도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항공캠프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생소해 하면서도 이내 흥미를 드러냈다. 풍등과 로켓을 날린 인근 학교 운동장에서는 어린이들의 함성이 연방 터졌다. 참석한 부모들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디아코이노는 2014년 12월 설립된 재능기부 봉사단체다. 교수와 교사, 영화감독, 시민단체 임원 등 크리스천 전문인들이 주축이 됐다. 각자의 교회에서 배운 예수사랑을 직접 실천하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이번 캠프에는 항공과 간호, 미술, 요리 등 각 분야 교수와 전공학생 등 20여명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재능을 나누기 위해 참여했다. 디아코이노 회원 박화석(63) 전 명현학교 이사장은 “휴가 대신 아이들과 캠프에서 즐겁게 지내다 보면 더위도 잊게 된다”며 “다음세대를 위해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캠프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영(49) 항공대 강사는 “버릇없는 아이도 있지만 힘든 줄 모르고 함께 웃고 즐긴다”며 “아이들을 통해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했다.
캠프에는 강원도 영월에서 온 초·중등학생 3명도 있었다. 학생들은 옷에 글씨 쓰기, 캘리그래피(손으로 쓴 그림문자)를 배우고 인근 관광명소도 돌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강원 영월초 황예빈(11)양은 “생소한 물고기를 많이 본 아쿠아리움 관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래퍼의 꿈을 이루기 위해 책을 많이 읽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항공캠프는 이번이 10번째다. 디아코이노 회원들은 재능기부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어떻게 하면 지역사회를 더 섬길 수 있을지에 집중한다. 회원 대부분이 크리스천이지만 전도활동은 하지 않는다. 단체 목적과 색깔을 드러내는 것보다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디아코이노는 디아코니아(Diakonia·봉사)와 코이노니아(Koinonia·친교)의 합성어다. 그동안 교도소와 복지관 등을 방문해 항공캠프와 의료봉사, 건강강연, 마술학교 등으로 다양한 재능기부 활동을 펼쳤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타 종교인도 동참했다. 처음엔 이들을 반대하는 회원도 있었지만 이내 수그러들었다. 사랑과 나눔, 섬김에는 종교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디아코이노 대표 최승회(55) 한국항공대 교수는 “나눔은 봉사와는 달리 쌍방이 즐거운 행위”라며 “다양한 재능을 가진 더 많은 이들이 즐겁게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일에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디아코이노는 내년에 교도소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나눔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도하는 위안자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디아코이노 “휴가 대신 재능기부 합니다”
입력 2017-08-2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