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 평준화된 한국교회 신앙, 성경의 기준으로 끌어올려야”

입력 2017-08-22 00:00
김중식 포항중앙침례교회 목사는 20일 “교회는 사람들이 왜 허무와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지, 왜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난 것이 죄인지 알려야 한다”면서 “철저한 목장시스템, 신앙훈련을 통해 인생의 해결책이 예수님임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중앙침례교회는 다음세대에 ‘신앙의 땅’을 전수하기 위해 2010년 지하 1층, 지상 3층의 4958㎡(1500평) 교회를 신축했다.
포항중앙침례교회의 원동력은 철저한 목장시스템과 연 2회 전교인 수련회에 있다. 성도들이 20일 교회에서 목장모임을 갖고 있다.
“한국교회 신앙 기준이 많이 하향 평준화됐습니다. 이제는 주일에 예배 한 번 나오고 십일조 생활하는 것만으로 신앙생활 잘한다고 칭찬해줍니다. 그런데 이 정도 신앙이 과연 칭찬받을 만한 신앙일까요.”

김중식(56) 포항중앙침례교회 목사는 20일 하향 평준화된 한국교회 풍토를 바로잡아 성경에서 말씀하는 신앙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신앙 기준이 낮아지다 보니 하나님의 말씀이 먹혀들지 않고 교회를 쉽게 떠나는 일이 반복되면서 신자들의 수평이동이 보편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신앙 수준이 아주 낮거나 믿지 않은 사람이 불편 없이 다닐 수 있는 교회환경을 만들다 보니 교회와 사회의 경계조차 희미해졌다”면서 “교회는 모든 사람이 죄인으로 나와야 하는 곳인데 의사 교수 고위공무원 재력가 등을 사회적 명사로 인정해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엘리사는 문둥병에 걸렸던 나아만 장군이 병자 신분이 아닌 장군 신분으로 왔기 때문에 대우해주지 않았다”면서 “질병을 치유하려면 엘리사 앞에 병자 신분으로 나와야 했다. 하지만 나아만 장군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을 사회적 신분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죄인으로 받아들여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목사는 전 성도가 사역자로 뛰는 건강한 교회가 되려면 셀 모임인 목장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회 내 작은교회 개념인 목장을 통해 성도 개개인의 내면을 만지고 말씀으로 양육하면 생명력 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세워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교회에선 목장에 들어가면 목자나 양육인(초신자를 돕는 신앙도우미)이 ‘하나님을 떠난 죽을 죄인이 나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셨으며,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원색적 복음 앞에 직면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복음 앞에 직면하게 한 뒤 양육을 시작하면 그때부터 성경과 영적 권위에 순종하고 말씀과 기도생활을 제대로 시작한다”고 귀띔했다.

김 목사는 “지금은 성도들에게 교회가 어떤 곳인지 진지하게 재점검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교회는 사랑하지 않는다”면서 “교회의 머리가 예수님인데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그분의 몸인 교회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단언했다.

그는 “성경적으로 봐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교회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드리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라면서 “그런데도 교회를 위해 젊은이들이 인생을 헌신하면 신앙생활을 한다는 부모들이 반대하는 기막힌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 사랑, 교회 사랑을 강조하면서 뿌리내리는 신앙의 중요성을 당부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신앙생활 잘하던 자녀가 대학교에 진학하고 취업을 하게 되면 교회를 떠나버리는 현상이 반복되는 걸 보면서 신앙 토양의 중요성을 인지한 것이다. 그래서 포앙중앙침례교회가 주창하는 게 ‘땅의 신학’이다.

그는 “식물학자의 말에 따르면 아무리 건강한 나무라도 세 번 뽑아서 다시 심으면 죽는다고 한다”면서 “옮겨심기의 위험성은 태풍이 불 때 가로수가 쉽게 넘어지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신앙의 땅을 지키지 않고 교회를 자주 옮기면 신앙심이 유약해져서 작은 풍파에도 쉽게 쓰러진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교회를 여기저기 옮기다 보면 신앙의 뿌리를 내릴 생각을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 뿌리 없는 신앙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교회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선 신앙 터전인 믿음의 땅, 교회를 지키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700명 포항중앙침례교회 목회자는 3명뿐…

전도사(傳道師) 68명. 대형교회 이야기가 아니다. 경북 포항 창흥로 포항중앙침례교회(김중식 목사)는 68명의 헌신적인 평신도 리더들이 말 그대로 전도사처럼 밤낮없이 뛴다. 700명이 출석하는 교회에 목회자가 3명밖에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목자 1명이 5∼10명의 목원을 담당한다. 월요일 심방, 화요일 성경훈련학교, 수요일 저녁 기도회, 목요일 양육인 모임, 금요일 목장 모임, 토요일 예배를 위한 중보기도회, 주일 저녁 전체 목자 모임 등 목자들의 사역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귀가시간은 새벽 1시가 되기 일쑤다.

박선옥(51·여)씨는 "신앙생활은 결코 목사님의 설교 한편 듣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신앙생활을 강력하게 이끄는 힘은 목장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교회에서 목자는 돈과 시간, 에너지를 아낌없이 목원들을 위해 쏟아붓는다"면서 "목원들은 그런 목자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교인들은 철저히 교회 중심이다. 이들에게 포항중앙침례교회라는 신앙의 '땅'은 삶의 회복, 생명력을 의미한다. 젊은이들은 수도권의 좋은 직장을 마다하고 포항까지 내려온다.

김진경(36·여)씨는 "2007년 서울로 대학 진학을 하고 대형교회도 다녀봤지만 목회자가 자주 바뀌고 신앙관리도 잘 안 되다 보니 주변인으로 머물렀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진로문제 등 인생의 고통 속에 있을 때 다시 교회로 돌아오면서 포항에서 직장을 얻고 삶이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웃었다. 김우종(29)씨도 "서울로 대학 진학을 하면서 교회라는 '족쇄'가 풀린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것은 10년간 방황의 시작이었다"면서 "지금은 신앙의 땅에서 정착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근석(49)씨는 "땅을 떠난 나무는 힘이 없고 쉽게 시들 수밖에 없다"면서 "성경 중심의 교회에 오래 붙어 있으면 생명력을 얻게 되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삶이 바뀌게 돼 있다"고 말했다.

교회 중심의 삶은 개인과 가정을 변화시킨다. 안정(44·여)씨는 "2005년 말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교회에 출석하게 됐다"면서 "만약 그때 주님을 만나지 못하고 신앙을 지키기 위해 힘쓰지 않았다면 고난 앞에 우리 가정은 아마 깨지고 말았을 것이다. 불신자인 남편도 이걸 잘 아니 교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성도들을 하나로 묶는 힘은 매년 1월과 8월 경북 경주 켄싱턴리조트에서 개최되는 전교인 수련회다. 체육대회나 레크리에이션은 일절 없고 복음강의와 찬양 간증 특강만 있다. 지난 3∼6일 개최된 전교인 수련회에는 520명이 참석했다. 교회는 성가대도 없다. 1년 365일 목자와 성도들은 교회를 찾아 기도한다.

포항=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