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여자 골프의 차세대 주자 최혜진(18)이 ‘아마추어 고별전’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최혜진은 20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컨트리클럽(파71·654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낚아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199타를 기록한 최혜진은 2위 박지영(21)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최혜진은 아마추어 신분이기 때문에 우승 상금 1억원은 2위 박지영(21·CJ 오쇼핑)에게 돌아갔다.
지난 7월 KLPGA 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에서 우승한 최혜진은 이날 우승으로 18년 만에 프로 무대에서 시즌 2승을 거둔 아마추어가 됐다. 최혜진 이전에는 1995년 박세리(4승)와 1999년 임선욱(2승)이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대회에서 한 시즌 2승 이상을 올렸다.
최혜진은 지난달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 5월 E1 채리티오픈 공동 2위, 6월 한국여자오픈 공동 4위 등을 기록하며 여자골프의 무서운 신예로 자리매김했다. 최혜진은 이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일을 내고야 말았다. 지난달 13∼16일(현지시간) 열린 US여자오픈에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해 준우승하며 세계골프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이다.
최혜진은 만 18세 생일인 오는 23일의 다음 날인 24일에 프로로 전향할 예정이다. 이어 28일에 롯데와 후원 조인식을 가진다. 계약 조건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최혜진은 2012년 김효주가 프로로 전향하면서 롯데로부터 받은 2년 10억원보다 좋은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혜진은 오는 31일 개막하는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한화 클래식을 통해 프로에 데뷔, 슈퍼루키 신고식을 치른다.
최혜진은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아마추어 마지막 대회였던 만큼 즐겁게 치고 싶다는 마음으로 대회에 임했다”며 “프로에 가서도 지금처럼 공격적이고 당차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무대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영광스럽다. 프로 전향 후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것도 좋지만 그것보다는 더 열심히 플레이에 임해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2라운드까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였던 최혜진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를 4개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9, 10, 11번 홀에서 버디 행진을 벌인 김소이(23·피엔에스)에게 따라잡히며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최혜진은 흔들리지 않고 11번홀(파4)에서 7.5m짜리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2타 차 단독 선두가 됐다. 김소이는 17번 홀(파4)에서 통한의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지며 3위에 그쳤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아마 고별전’ 우승 최혜진 “언니들 긴장해!”
입력 2017-08-20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