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로봇 밀집도 세계1위라는데… 일자리감소·양극화 부를 듯

입력 2017-08-20 18:35
우리나라의 로봇 밀집도가 세계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할수록 생산성은 좋아진다. 다만 일자리가 줄고 소득 불균형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20일 ‘글로벌 로봇산업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내고 제조업 근로자 1만명당 로봇 수를 의미하는 로봇 밀집도(산업용 로봇 기준)에서 한국(531)이 세계 1위라고 밝혔다. 세계 평균(69)을 크게 웃돌았다. 싱가포르(398)나 일본(305)도 앞질렀다. 우리나라 로봇 밀집도는 2005년 171이었지만 10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로봇시장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18% 안팎으로 성장했다. 특히 산업용 로봇은 자동차산업 자동화를 주도하며 연평균 20%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서비스용 로봇은 가정용과 오락용을 중심으로 16% 증가했다. 앞으로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지능형 로봇 수요가 늘면 2019년까지 연평균 13%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로봇 활용이 늘며 생산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맥킨지는 향후 50년간 주요 20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9% 가운데 로봇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기여분이 0.8∼1.4%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로봇 확산의 그림자도 짙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일자리 실종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로봇 영향을 포함해 2015∼2020년 일자리 716만개가 감소하는 반면 새롭게 창출될 일자리는 202만개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로봇이 근로자의 기술 수준에 따른 임금 격차를 벌려 소득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로봇이 대체 불가능한 일을 하는 근로자는 고임금을 받지만, 대체 가능한 분야의 노동자는 로봇에 일자리를 뺏기게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소득계층 하위 10% 가운데 21%가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다양한 로봇 연관 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노동 대체로 소멸하는 일자리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