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극한 대립으로 한때 긴장이 고조됐던 한반도 정세가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계기로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북한이 UFG 연습에 반발해 고강도 도발을 저지르면 북·미 관계는 긴장 상태로 되돌아간다. 반대로 북한이 도발을 자제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유화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은 UFG 연습이 열리는 8월마다 도발을 벌여 왔다. 북한은 2015년 8월 비무장지대(DMZ)에 목함지뢰를 묻어 우리 군인 2명을 다치게 했고, 우리 군이 보복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은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응수했다. 지난해에도 UFG 연습 시작 이틀 만인 8월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으며 보름 후인 9월 9일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에 5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북한은 올해도 어김없이 UFG 연습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미국의 사상 최악의 반공화국 제재 소동과 군사적 도발 망동으로 지금 조선반도와 주변지역 정세는 극도로 첨예하다”면서 “(UFG 연습은) 붙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UFG 연습을 빌미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위한 고강도 도발을 저지를 가능성은 여전하다. 지난해처럼 SLBM을 시험발사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을 발사해 대기권 재진입 시험을 시도할 수 있다. 방사포 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 등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북한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형’으로 괌 포위사격을 실제로 감행할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괌 포위사격 보고를 받은 후 “미국 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한 뒤로는 별다른 대미(對美) 협박 메시지를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UFG 연습은 훈련 참가 미군 병력이 지난해보다 7500명 감소하는 등 비교적 소규모로 치러진다. B-1B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항공모함 등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역시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의 한 관계자는 “UFG 기간 중 전략자산 전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일단 한·미 군 당국은 훈련 규모 자체가 축소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양국 군 당국이 북·미 간 긴장 상황을 염두에 두고 훈련 기조를 ‘로 키(low key)’로 잡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미군이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고 북한 역시 한동안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한반도 긴장 상황은 급속히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를 계기로 북·미 간 대화 국면이 열린다면 꽉 막혀 있던 남북관계에도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北도발? 긴장완화?… ‘UFG 정국’ 한반도 분수령
입력 2017-08-2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