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진 전 합참의장이 20일 국방부 청사 본관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취임식장을 마지막으로 42년간의 군 생활을 마무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취임식장에 참석해 이 전 의장을 ‘작은 거인’이라고 부르며 예우했다.
자그마한 체구에 부드러운 표정을 지닌 이 전 의장은 육군 3사관학교 출신의 첫 합참의장이었다. 이 전 의장은 합참 근무 경험이 적다는 우려에도 북한의 도발이 어느 때보다 많았던 위기와 긴장의 시기를 대과 없이 관리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전 의장은 최근 사석에서 “22개월여 재임기간 전투복을 한 번도 벗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의 재임기간 북한은 2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했고 27차례에 거쳐 38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그는 이임사에서 “밤잠을 설친 고민과 생각들이 완전히 종결되지 못해 참으로 무거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 전 의장은 재임 기간 ‘견위수명(見危授命·나라의 위기를 보면 목숨을 바친다)’의 자세로 혼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이 전 의장에게 캐나다 왕복 항공권을 선물했다. 캐나다에는 이 전 의장의 딸이 살고 있다. 42년간의 군 생활 동안 한 번도 해외여행을 못한 이 전 의장 내외를 위한 문 대통령의 선물이었다. 이 전 의장은 지난달 18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군 지휘부 초청 오찬에서 “42년간 마흔다섯 번의 이사를 했고, 동생들 결혼식에 한 번도 참석 못 했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작은 거인’ 이순진 전 합참 “전투복이여 안녕”
입력 2017-08-20 21:08 수정 2017-08-20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