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통계 오류와 부정확한 난각(계란 껍질) 코드는 ‘살충제 계란’ 사태에서 국민 불안을 부추긴 핵심 요인이다. 앞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반성도 그래서 나왔다. 하지만 지난 18일 마무리한 1239개 농장의 전수조사 결과 자료에서조차 오류는 여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안전포털 ‘식품안전나라’에는 20일 현재 기준치를 초과해 살충제가 검출된 49개 부적합 산란계 농가의 정보가 게재돼 있다. 농가 위치, 검출 농약, 기준치 대비 검출량, 난각 코드 등이 담겼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일부 부적합 농가의 사육 규모 대비 계란 생산량 수치다. 대전 유성구 소재 A농가는 7000마리를 사육하는데 하루 평균 2만개의 계란을 생산한다고 표기돼 있다. 산란계 1마리가 매일 3개 정도의 계란을 낳는 셈이다. 경북 칠곡군 B농가 역시 같은 규모에서 하루 평균 9000개의 계란을 생산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산란계 농가의 계란 생산량은 사육 규모보다 적은 게 일반적이다. 산란계의 성숙도에 따라 계란 생산성에 편차가 있고, 성숙한 산란계라도 보통 하루에 1알 정도만 낳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조차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수치”라며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난각 코드도 여전히 논란이다. 정부가 지난 18일에 최종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개한 난각 코드 중 하나인 ‘13 나선준영’은 하루가 지난 19일에 ‘13 나성준영’으로 정정됐다. 소비자 혼란만 가중시킨 것이다. 소비자가 난각 코드를 입력해 안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도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전산시스템이 구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닭 7000마리가 하루 2만개 달걀 낳는다?
입력 2017-08-21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