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상반기 투자 28% 급증

입력 2017-08-20 18:35

올 상반기 30대 그룹의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SK·LG그룹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호황 등에 힘입어 시설투자를 크게 늘린 데 힘입었다. 반면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 업종이 부진한 자동차, 조선, 철강 업체들은 투자를 줄였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0대 그룹 271개 계열사의 상반기 유·무형 자산 투자액을 조사한 결과 투자액이 모두 37조149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29조245억원)보다 8조1249억원(28%) 늘어난 규모다.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영그룹은 조사에서 빠졌다.

가장 많은 투자액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12조6267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209억원(66.0%) 늘어난 수치다. LG그룹과 SK그룹의 투자액은 각각 1조7232억원(51.7%), 1조7026억원(34.9%) 뛰었다.

올 상반기 투자액 증가량을 기준으로 보면 에쓰오일(4376억원) 한진(1948억원) KT(1636억원) 영풍(1601억원) GS(1293억원) 금호아시아나(1201억원) OCI(462억원)가 상위 10위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업체의 투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의 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조2602억원 늘어난 11조4519억원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10조원을 넘겼다.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조4000억원 증가한 4조5899억원과 2조4334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반면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두산,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화 등 이른바 ‘중후장대’ 업종은 투자를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3조4767억원을 투자했지만 지난해보다 5577억원(13.8%) 줄어든 수치다. 두산그룹과 포스코도 각각 2005억원, 1773억원 투자를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