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9 자주포 폭발사고…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입력 2017-08-20 18:44
군인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K-9 자주포 폭발사고가 주는 충격은 적지 않다. K-9 자주포는 우리 군의 핵심 지상화력이자 ‘명품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인 국산 무기로 1999년 이후 900여문이 현재 백령도, 연평도 등 서북도서와 휴전선 인근 최전방 에 배치돼 있다. 개발 당시 군은 명중률 90%로 세계 정상급 자주포로 손색없다고 자랑했다. 이런 무기가 사고를 냈으니 어이없다. 그것도 북한의 전쟁 위협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최전방에서 말이다.

군 당국은 관련 기관과 외부 전문기관 등이 참여한 합동조사를 진행중이다. 조사 결과 당시 10여문이 포사격 훈련을 진행했으며, 이 중 5번째 자주포에서 사고가 났다. 숨진 이모 중사와 정모 일병은 각각 안전 통제관과 1번 포수로서 훈련에 참가 중 참변을 당했다. 원인 조사는 장비 결함, 장약 불량, 탄약 관리 부주의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포신 뒷부분에 탄약과 장약을 삽입하는 폐쇄기라는 장치가 완전히 밀폐되지 않아 포탄 발사와 폭발로 이어졌다는 부상 장병들의 전언도 있다. 장비 결함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K-9 결함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9년 이후 잇따라 불량이 발생했고 납품 과정에서 비리도 적발됐다. 엔진의 힘을 바퀴에 전달하는 이음매에 문제가 있는가 하면 불량 부동액을 써 엔진 실린더에 구멍이 생긴 적도 있다.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는 6문 중 절반이 고장 나 무용지물이었다. 시험성적서가 조작된 부품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부실한 무기로 어떻게 국민 생명과 국가 안전을 지킬 수 있을지 불안하고 걱정이다. 군 당국은 사고 원인을 규명해 재발 방지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무기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개혁도 이뤄져야 한다. 불의의 사고를 입은 장병들에게는 치료와 보상 등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