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겨냥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급증

입력 2017-08-20 18:35
보이스피싱 범죄건수는 줄지만 건당 피해액은 늘고 있다. 범죄유형은 40∼50대를 겨냥한 ‘대출빙자형’으로 바뀌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월평균 17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1%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보이스피싱 월평균 피해건수는 지난해보다 4.0% 감소했다. 주로 보이스피싱 용도로 사용되는 대포통장 역시 월평균 발생건수가 지난해보다 10.0% 줄었다. 피해건수가 줄고 전체 피해액이 늘어남에 따라 월평균 건당 피해규모는 12.7% 상승했다.

이런 추세는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양상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올 상반기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사건의 피해액은 전체에서 71.3%를 차지했다. 정부기관 사칭형은 28.7%에 그쳤다. 대출빙자형 비중은 2015년 42.7%에서 2년 만에 28.6%포인트 폭증했다.

대출빙자형은 주로 햇살론 등 정부지원 대출을 사칭한다. 정부기관 사칭형은 대개 사회경험이 적은 20∼30대 여성을 겨냥한다. 반면 대출빙자형은 비교적 급전이 필요한 중장년층을 표적으로 삼는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40∼50대는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60.7%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현금자동인출기(ATM)나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채널에서 인출 목적을 재차 확인하는 ‘예금지급 문진표’ 제도를 다음 달에 시행할 계획이다. 피해확산이 우려되는 신종사례가 발생하면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필요시 대국민 문자메시지도 발송할 방침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