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대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로 꼽히는 정찬우(사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지 11개월 만이다. 사퇴하게 되면 역대 이사장 가운데 가장 짧은 재직기간이다.
정 이사장은 이날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며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거래소를 떠나려 한다. 업무 공백 최소화를 위해 새 이사장이 선임될 때까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2019년 9월까지였다. 거래소는 후임 이사장 선출을 위한 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절차를 밟기로 했다.
정 이사장은 2013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손꼽히며 취임 당시 ‘낙하산’ 논란도 불거졌었다. 최순실씨의 측근을 승진시키기 위해 KEB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특검 조사를 받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된 정 이사장을 수사하고 있다.
정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전 정부에서 임명된 금융기관장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앞서 박근혜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 중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 홍순만 코레일 사장,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 등이 줄줄이 사퇴했다.나성원 기자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 사의 표명
입력 2017-08-17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