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65분간 각본 없이 진행됐다. 중복 질문을 막기 위해 사전에 매체별로 주제만 나눴을 뿐 청와대와 출입기자 간 질의내용은 조율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이 가운데 앉고 기자들은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오케스트라 형식으로 둘러앉았다. 청와대 수석 이상은 대통령 뒤편에, 비서관급 이하 참모진은 기자석에 자유롭게 섞여 앉았다. 행사 기획은 야당이 사퇴를 요구해 온 탁현민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총괄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초반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여유를 찾았다. 검은색 펜을 들고 질문을 메모지에 적으며 간간이 엷은 미소를 띠기도 했다. 질문 경쟁은 치열했다. 사회를 맡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안내가 끝나자마자 출입기자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15개 언론사 기자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질문은 외교안보 분야 6건, 정치 2건, 경제 2건, 사회·지역 분야 5건이었다. 기자회견 뒤 청와대 경내 개방 행사도 진행됐다.
여야 평가는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은 자신감 넘치는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알맹이 없는 억지 자화자찬 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글=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文 대통령, 65분간 각본없는 기자회견… 형식도 내용도 자유로웠다
입력 2017-08-17 18:44 수정 2017-08-17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