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살충제 계란’ 파동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친환경 인증 계란에 대해서도 불신감을 갖게 된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안전하게 계란이 생산되는 과정을 공개하고 일부 치킨업체는 1억원 보상금까지 내걸었다. 하지만 지나친 ‘안심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두레생협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판매 중인 유정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검사 결과를 게재하며 농가의 생산방식을 설명했다. 두레생협은 “유정란 농가 사육환경은 ‘평사사육’과 ‘무항생제 인증’을 기준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평사사육이란 평평한 바닥에 쌀겨와 왕겨 등을 깔아 닭들을 자유롭게 풀어 놓고 기르는 방식을 뜻한다. 수탉과 암탉을 일정한 비율로 방사해 자연스러운 교배가 이뤄지도록 하고 유정란만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두레생협 측은 “밀집사육방식에서 초래되는 진드기 발생이 감소해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살림’은 방역 당국과 별도로 한살림농식품 분석센터를 통해 자체 검사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8월 당시 전체 회원 농가를 대상으로 자체 전수조사를 진행한 결과 살충제 사용은 없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홈페이지에서 계란 상품 정보를 클릭하면 일광욕 중인 닭의 사진과 함께 상세한 설명도 게재돼 있다. 한살림은 홈페이지에 ‘한살림 산란계는 바닥을 헤집고 모래목욕을 하면서 자체적으로 기생충과 진드기를 제거하고 햇빛을 받으며 일광욕한다’라는 설명도 달아놨다.
치킨업계도 가세했다. 전국 52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치킨프랜차이즈 또봉이통닭은 17일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인체에 흡수돼 건강을 위협하면 1억원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산란계와 육계(식용 닭)는 전혀 다르지만 국내 양계농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이 같은 보상책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정부도 산란계와 달리 육계는 생육 기간이 짧아 진드기 문제로 살충제를 뿌리는 농가가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문제의 닭이 육계로 유통됐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1억 보상”… 유통·치킨업계 ‘안심 마케팅’ 몸부림
입력 2017-08-17 18:59 수정 2017-08-17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