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14형’ 대기권 재진입, 실패로 판단한 3가지 이유

입력 2017-08-17 18:38

북한이 지난달 28일 기습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이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했다는 국가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원은 17일 보고서에서 화성 14형의 대기권 재진입 실패 증거로 세 가지 근거를 들었다.

첫째, 융제(화학적 삭마) 현상에 의해 발생되는 수천도의 플라스마가 대기층에 남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이 연구원은 주장했다. 미국이나 러시아의 시험발사 자료에는 융제 현상으로 발생된 고온의 플라스마 흔적이 일직선으로 길게 나타났지만 화성 14형에는 그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 재진입체가 불꽃을 일으키고 나서 공중에서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정상적인 폭발로 보기에는 불꽃의 모양이 이상했다”면서 “모의 탄두가 비정상적으로 폭발했거나 타버렸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셋째, 폭발고도가 높아서 지상까지 도달하는 재진입 능력을 갖췄다고 인정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 위력의 표준 핵탄두가 피해를 최대화할 수 있는 적정고도는 수백m인데, NHK방송 카메라에 포착된 폭발고도는 3∼4㎞다. 그 고도에서 폭발하면 피해를 거의 주지 않기 때문에 재진입 기술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