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FC 바르셀로나에게도 암흑기가 올 것인가. 바르셀로나가 네이마르의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이적 공백을 좀처럼 메우지 못하며 평범한 팀으로 전락하고 있다. 최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의 더비 매치인 엘 클라시코에서도 3년 만에 연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바르셀로나가 조직력을 강화할 특단의 대책을 속히 세우지 않을 경우 레알은 물론이고 팀 전력에 누수가 없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비야 등 프리메라리가 상위 팀들에게 올 시즌 고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바르셀로나는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7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0대 2로 완패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1차전(1대 3 패배)에 이어 힘없이 무너지며 레알 마드리드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상반됐다. 1차전 패배로 수세에 몰린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등 최정예 멤버를 선발로 내보냈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1차전 징계로 주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결장했지만 레알은 가레스 베일과 이스코, 카세미루 등 주축 선수들까지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전반에만 상대에 2골을 허용했고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바르셀로나가 엘 클라시코에서 2연패를 당한 것은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선수들의 플레이도 무력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가 매긴 선수들의 평점(3점 만점)을 보면 바르셀로나는 안드레 고메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이반 라키티치, 헤라르드 피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마르크 안드레 테어 슈테겐 등 6명이나 ‘0점’을 받았다.
바르셀로나는 MSN(메시 수아레스 네이마르) 트리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네이마르의 공백을 단기간에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바르셀로나는 필리페 쿠티뉴(리버풀), 오스만 뎀벨레(도르트문트)의 영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이들의 플레이스타일이 네이마르와 달라 훌륭한 대체제가 될 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이번 슈퍼컵에서 보듯이 피케, 라키티치, 마스체라노의 폼이 전성기에 비해 확실히 떨어졌고 이니에스타도 노쇠 기미를 보이고 있어 백업 멤버의 실력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리그에서조차 상위권 유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 골닷컴은 이날 “현재의 바르셀로나는 펩 과르디올라가 어린 메시를 활용해 혁명을 시작하기 직전인 2007-2008 시즌 이후 최악의 팀인 것처럼 보인다”며 “바르셀로나와 ‘평범한 팀’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오직 메시뿐”이라고 꼬집었다.
바르셀로나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스페인 일간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프리시즌 동안 지켜왔던 팀 밸런스가 무너졌다.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른 균형을 찾아야 한다”며 네이마르의 공백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구인 기자
‘네이마르 잃은’ 바르샤, MS는 없었다
입력 2017-08-17 1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