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 없고 유리 천장 사이 햇살… 고객의 시간을 산다 ‘스타필드 고양’

입력 2017-08-17 18:58 수정 2017-08-17 21:10
신세계그룹이 17일 사전 개장한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 고양’의 내부 모습. 매장 중간 기둥과 천장을 없애 어느 곳에서도 매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세계그룹 제공
오는 24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17일 사전 개장한 신세계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 고양’. 북한산성 성벽과 망루를 형상화한 디자인의 건물 안쪽으로 들어서자 탁 트인 건물 천장 유리로 햇살이 환하게 비췄다. 매장 중간 기둥과 천장을 없앤 스타필드 고양은 어느 곳에서도 매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실내에 있어도 답답함을 느끼지 않고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스타필드 고양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리는 스타필드 세 번째 작품이다. 하남과 코엑스에 이어 세 번째로 경기도 고양에 연면적 36만4000㎡의 규모로 들어섰다.

신세계는 스타필드를 ‘쇼핑몰’이라고 규정하지 않는다. 단순히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지 않고 고객이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임영록 신세계 프라퍼티 대표는 17일 스타필드 고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타필드 하남을 오픈할 때만 해도 우리의 경쟁 상대는 놀이동산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공간이었지만 현재는 온라인”이라며 “고객들을 일단 집 밖으로 나오도록 하지 않으면 쇼핑몰은 존재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고객의 시간을 산다’는 신세계의 전략은 매장 구성에서도 드러났다. 쇼핑몰이지만 물건을 판매하는 쇼핑공간 비중은 70%에 불과하다. 나머지 30%는 체험형 공간이다. 체험형 공간 비중은 스타필드 하남(20%)보다 높아졌다. 대표적인 곳은 ‘아쿠아필드’와 ‘스포츠몬스터’다. 찜질·스파 시설과 워터파크, 인피니티풀 등으로 구성된 아쿠아필드는 스타필드 하남보다 면적이 늘어났다. 특히 야외공간의 경우 북한산을 바라보며 힐링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디지털 미식축구, 양궁 등 30여종 스포츠 콘텐츠로 꾸며진 스포츠몬스터의 동시 입장 인원도 하남(300명)보다 늘어난 400명 수준이다.

이밖에도 30·40대 소비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수도권 서북부 상권 특성을 반영해 ‘토이킹덤플레이’ 등 키즈 체험 시설, 출산부터 육아까지 필요한 것을 한곳에 모아둔 ‘마리스베이비서클’ 등이 특화 매장으로 문을 연다. 또 ‘고메스트리트’ ‘잇토피아’ ‘PK키친’ 등 식음공간에는 지역 맛집부터 유명 셰프 레스토랑까지 100여개가 들어선 게 특징이다. 신세계 프라퍼티 측은 “오픈 1년차 매출 65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그룹을 대표하는 핵심 매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복합쇼핑몰을 대규모 유통업법에 따른 규제대상에 새롭게 포함시키는 등 규제의 칼날을 겨누고 있어 ‘상생’이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임 대표는 “상생 없는 기업은 영속할 수 없다는 게 신세계 철학”이라며 “스타필드 고양은 지역 주민자치회나 요식업협회, 가구협회, 재래시장상인회 등 많은 파트너와 대화하고 협의를 통해 문을 열 수 있었던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고양은 지난해 12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특례보증재원 10억원을 출연하는 등 상생을 강조한 바 있다.

고양=김유나 기자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