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17일 사전 개장한 신세계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 고양’. 북한산성 성벽과 망루를 형상화한 디자인의 건물 안쪽으로 들어서자 탁 트인 건물 천장 유리로 햇살이 환하게 비췄다. 매장 중간 기둥과 천장을 없앤 스타필드 고양은 어느 곳에서도 매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실내에 있어도 답답함을 느끼지 않고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스타필드 고양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리는 스타필드 세 번째 작품이다. 하남과 코엑스에 이어 세 번째로 경기도 고양에 연면적 36만4000㎡의 규모로 들어섰다.
신세계는 스타필드를 ‘쇼핑몰’이라고 규정하지 않는다. 단순히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지 않고 고객이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임영록 신세계 프라퍼티 대표는 17일 스타필드 고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타필드 하남을 오픈할 때만 해도 우리의 경쟁 상대는 놀이동산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공간이었지만 현재는 온라인”이라며 “고객들을 일단 집 밖으로 나오도록 하지 않으면 쇼핑몰은 존재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고객의 시간을 산다’는 신세계의 전략은 매장 구성에서도 드러났다. 쇼핑몰이지만 물건을 판매하는 쇼핑공간 비중은 70%에 불과하다. 나머지 30%는 체험형 공간이다. 체험형 공간 비중은 스타필드 하남(20%)보다 높아졌다. 대표적인 곳은 ‘아쿠아필드’와 ‘스포츠몬스터’다. 찜질·스파 시설과 워터파크, 인피니티풀 등으로 구성된 아쿠아필드는 스타필드 하남보다 면적이 늘어났다. 특히 야외공간의 경우 북한산을 바라보며 힐링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디지털 미식축구, 양궁 등 30여종 스포츠 콘텐츠로 꾸며진 스포츠몬스터의 동시 입장 인원도 하남(300명)보다 늘어난 400명 수준이다.
이밖에도 30·40대 소비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수도권 서북부 상권 특성을 반영해 ‘토이킹덤플레이’ 등 키즈 체험 시설, 출산부터 육아까지 필요한 것을 한곳에 모아둔 ‘마리스베이비서클’ 등이 특화 매장으로 문을 연다. 또 ‘고메스트리트’ ‘잇토피아’ ‘PK키친’ 등 식음공간에는 지역 맛집부터 유명 셰프 레스토랑까지 100여개가 들어선 게 특징이다. 신세계 프라퍼티 측은 “오픈 1년차 매출 65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그룹을 대표하는 핵심 매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복합쇼핑몰을 대규모 유통업법에 따른 규제대상에 새롭게 포함시키는 등 규제의 칼날을 겨누고 있어 ‘상생’이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임 대표는 “상생 없는 기업은 영속할 수 없다는 게 신세계 철학”이라며 “스타필드 고양은 지역 주민자치회나 요식업협회, 가구협회, 재래시장상인회 등 많은 파트너와 대화하고 협의를 통해 문을 열 수 있었던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고양은 지난해 12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해 특례보증재원 10억원을 출연하는 등 상생을 강조한 바 있다.
고양=김유나 기자spring@kmib.co.kr
기둥 없고 유리 천장 사이 햇살… 고객의 시간을 산다 ‘스타필드 고양’
입력 2017-08-17 18:58 수정 2017-08-17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