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포비아’ 확산 일로 ‘살충제 계란’ 4곳 추가

입력 2017-08-16 18:18 수정 2017-08-16 21:12
비좁은 닭장에 욱여넣어진 암탉들이 고개만 내민 채 사료를 먹고 있다. 16일 경기 양주 한 산란계 농장 축사의 산란장 모습이다. 꼼짝달싹 못하는 닭들이 낳은 계란은 아래로 굴러 내려가 한곳에 모인다. 공장식 축산의 전형적 모습이다.양주=최종학 선임기자
산란계 농장 4곳에서 살충제 성분이 추가로 검출됐다. 이 중 2곳은 시중에 유통 중인 계란 제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정부는 확인된 농가에서 생산한 계란에 대한 전량 회수·폐기 조치에 착수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용 가축에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된 농장 1곳과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농장 3곳을 추가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5만5000마리를 사육 중인 강원도 철원의 농장에선 피프로닐 성분 0.056㎎/㎏이 검출됐다. 경기도 양주·전남 나주·충남 천안 등의 농장 3곳에서 검출된 비펜트린 성분은 허용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로써 ‘살충제 계란’이 나온 농장은 모두 6곳으로 늘었다.

특히 식약처가 유통 중인 계란의 살충제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대형마트, 수집판매업체, 집단급식소 등 105곳의 계란을 수거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2개 제품에서 살충제 성분이 발견됐고, 생산 농장을 역추적한 결과 천안·나주에 있는 농장에서 생산·출하된 제품으로 확인됐다. 유통 중인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초과 검출된 건 처음이다. 나주 농장의 ‘부자특란’ 제품은 기준치(0.01㎎/㎏)를 20배 이상 초과한 비펜트린이 검출됐고, 천안 농장의 ‘신선대 홈플러스’ 역시 기준치를 2배 초과했다.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범정부적으로 종합 관리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수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건의 주무부처가 농식품부와 식약처로 이원화돼 중복발표가 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오전 회의를 열고 기준치 초과 여부와 관계없이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모든 계란을 회수·폐기하기로 했다. 또 이를 이용한 가공식품 역시 제조 과정을 추적해 전량 회수·폐기할 방침이다.

이 총리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늦어도 모레(18일)면 문제 있는 것은 전부 폐기하고 나머지는 시중에 유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회의에서도 “계란은 생산과 유통과정이 거의 완벽하게 파악될 수 있다”며 “며칠 안에 충분히 관리 가능한 상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노용택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