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면서 식당과 학교 급식에서 계란이 자취를 감췄다.
서울 구로구의 한 김밥집 종업원 김모(45·여)씨는 16일 “김밥에서 계란을 빼 달라고 한 손님이 오전에만 두 명 있었다”며 “계란이 안 들어간 음식이 거의 없는데 손님이 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 직원 전모(34·여)씨는 “손님 중에 빵에 들어간 계란이 안전하냐고 묻는 고객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 혹여 손님들 발길이 끊길까봐 식당들은 평소 넣던 계란을 빼느라 분주했다. 서울 여의도의 한 북엇국밥집은 늘 제공하던 계란말이 반찬을 제공하지 않았다. 계란 초밥을 일부러 내놓지 않는 일식집도 있었다.
전국의 시·도교육청은 학교 급식에서 계란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계란에 대한 전체 전수조사가 완료되는 17일까지 계란을 사용하는 식단은 다른 것으로 변경하라는 공문을 일선 초·중·고등학교에 보냈다. 시교육청은 이번 조치를 계란을 직접 조리해 만드는 식단으로 한정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제과·제빵류 등 계란이 함유된 가공식품은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계란을 사용한 가공식품까지 제재하면 가능한 식단이 지나치게 제한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계란을 사용한 가공식품도 아예 급식으로 제공하지 않겠다는 학교도 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중학교 영양교사 임모(37·여)씨는 “마요네즈로 만든 딸기 드레싱도 (급식에서) 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손재호 이재연 기자 sayho@kmib.co.kr
식당·학교 급식서 계란이 사라졌다
입력 2017-08-16 18:22 수정 2017-08-16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