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거포의 계보’ 60홈런, 스탠튼이 잇는다

입력 2017-08-16 18:30 수정 2017-08-16 21:30
미국프로야구(MLB) 마이애미 말린스의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3회 상대 선발투수 매디슨 범가너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시즌 44호)을 터뜨리고 있다. AP뉴시스
198㎝의 큰 키에 몸무게 111㎏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지안카를로 스탠튼(28·마이애미 말린스). 그는 2010년 미국프로야구(MLB)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에 데뷔할 당시 차세대 거포 1순위로 불리며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는 기대와 달리 거포 본능을 보여 주지 못했다. 프로 8년 차를 맞은 이번 시즌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역대 빅리그 타자들 중에서도 5명밖에 이루지 못한 ‘한 시즌 60홈런’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새로운 전설이 탄생할 거라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 3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스탠튼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에이스 투수 매디슨 범가너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 1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부터 6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한 순간이었다.

스탠튼은 올 시즌 44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내셔널리그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1996 시즌 게리 셰필드(42홈런)가 달성한 마이애미 구단 사상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고, MLB 사무국이 선정한 이주의 선수로도 뽑혔다.

올 전반기 86경기에서 26홈런을 기록한 스탠튼은 후반기 30경기에서 홈런 18개로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11홈런을 때려낸 게 인상적이다. 리그 홈런왕은 물론이고 2001년 빅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73개)을 달성했던 배리 본즈 이후 16년 만에 60홈런 타자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MLB닷컴은 이날 “스탠튼이 60홈런을 때려낼 기세다. 60홈런은 리그에서 5명의 선수가 8번 밖에 성공하지 못한 기록”이라며 스탠튼의 홈런에 관심을 보였다. 1927년 베이브 루스가 60홈런, 1961년 로저 매리스가 61홈런을 달성했다. 마크 맥과이어는 60홈런 이상을 두 차례(1998년 70개·1999년 65개), 새미 소사는 세 차례(1998년 66개·1999년 63개·2001년 63개)나 달성했다. 2001년 본즈 이후에는 60홈런 타자가 없다.

스탠튼은 매년 20홈런 이상을 생산했으나 지난해까지는 40홈런을 넘긴 경우가 없었다. 2014년에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타이기록인 37홈런을 때려냈지만 그해 9월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시속 88마일(약 142㎞)의 패스트볼에 안면을 맞아 시즌을 일찍 접었다. 이후 스탠튼은 트라우마를 겪었다. 부상 방지 차원에서 안면 보호대가 달린 일명 ‘검투사 헬멧’을 착용했다. 타석에서는 이전보다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은 탓에 바깥쪽 공에 약점을 보였다.

스탠튼은 올 시즌 타격폼 변화를 통해 부상 트라우마를 씻어냈다. 우타자인 그는 왼다리보다 오른다리를 앞으로 내미는 타격폼을 가지고 있었다. 올해는 반대로 왼다리를 앞으로 내밀어 상체가 틀어진 채 타석에 들어섰다. 장타에 적합한 자세를 가지면서 홈런수도 크게 증가했다.

마이애미 돈 매팅리 감독은 이날 “스탠튼이 다른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으니 정말 놀랍다. 메이저리그 최다인 8경기 연속 홈런 기록도 깰 것 같다”며 스탠튼의 도전에 박수를 보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