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규 목사 별세 1주기 추모행사 잇따라… 민주화운동·빈민선교 기린다

입력 2017-08-17 00:01
지난해 별세한 수주(水洲) 박형규(1923∼2016·사진) 목사 1주기 추모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고인은 유신독재 시절부터 평생을 민주화운동과 빈민선교, 인권운동에 헌신했던 목회자였다.

박형규목사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를 비롯한 20여개 시민단체는 18일 오전 11시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기독교상조회 공원묘지 고인의 묘역에서 추모예배를 드린다. ‘나의 믿음은 길 위에 있다’를 주제로 열리는 추모예배에서 설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추모사는 기독교민주화운동 이사장 권호경 목사가 맡는다.

같은 날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선 추모행사가 진행된다.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고문,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이 추모사를 낭독한다. 고인의 추모 동영상과 김영동 국악공연, 노래하는이들(문진오, 김가영), 평화의나무합창단 등의 추모공연이 이어진다. 19일 발족할 ‘수주박형규목사기념사업회’(가칭) 설립취지와 사업계획도 발표된다.

박 목사는 7세부터 어머니의 영향으로 기독교학교에 다녔다. 1959년 4월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공덕교회 부목사로 부임하며 목회활동을 시작했다. 평범한 목회자였던 박 목사의 인생항로를 바꾼 계기는 60년 4·19혁명이었다. 당시 경무대(지금의 청와대) 근처에서 결혼식 주례를 마치고 나오던 길에 총에 맞아 쓰러진 학생들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졌다. 박 목사는 회고록 ‘나의 믿음은 길 위에 있다’에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린 예수나 저 학생들이나 뭐가 다르단 말인가”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빈민선교와 인권운동에 헌신해 ‘길 위의 목사’로 불렸다.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그는 2014년 법원의 재심으로 무죄를 선고받으며 35년 만에 억울함을 벗기도 했다.

박 목사는 69세에 목회활동을 은퇴했지만 민주주의 발전과 민족통일 운동에는 계속 참여해 왔다.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고문, 남북민간교류협의회 이사장, 노동인권회관 이사장, 한국교회인권센터 이사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남북평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