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처럼… 하나님 기뻐하실 삶 선택해야

입력 2017-08-17 00:00

여성 신학자 이화여대 백소영 교수가 드라마를 통해 신학·신앙적인 가치들을 풀어낸 ‘드라마 속 윤,리’를 출간했다. 7년 전 펴냈던 저서 ‘드라마틱’의 속편 격이다. 전작이 예수의 희생과 용서, 하나님의 사랑 등 드라마 속에서 살필 수 있는 기독교의 기본 정신을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새 책에선 드라마 속의 ‘사람 사는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춰 하나님이 바라는 공동체의 모습을 찾아 나선다.

제목에서 ‘윤,리’라고 ‘윤리(倫理)’ 사이에 쉼표를 찍은 이유는 무얼까. 백 교수는 “윤리라는 공동체의 규범을 적용하기 전 ‘나의 답’을 멈추고 ‘너’를 마주보자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공동체는 개개인의 모임인데, 상대를 진지하게 마주보지 않고 곧바로 나의 규범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공동체 회복을 위해 “‘나’를 사랑하고, ‘너’를 마주보며, 답을 (나와 너의) ‘사이’에서 찾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또 “공동체를 회복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매일 변함없이 우리의 공동체적 관계를 감싸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미생’ ‘도깨비’ 등 대중을 웃기고 울렸던 드라마 속 장면 40개를 통해 인간관계를 분석한다. 물론 드라마 분석 안에는 기독교적 세계관과 윤리의식 대중화에 힘써 온 저자의 신앙적 성찰이 녹아들어 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주인공 ‘삼천포’는 자신의 중요한 일정을 포기하고 친구 ‘윤진’의 어머니를 돌봐주는 선택을 한다. 그 선택으로 두 사람은 가까워지고 결혼까지 이르게 된다. 한순간의 선택이 그의 미래를 바꿔놓았을 뿐 아니라 그가 속한 공동체인 하숙집도 더욱 끈끈하게 만들었다. 백 교수는 우리들 또한 삶에서 삼천포와 같이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내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그 선택이 나의 미래뿐 아니라 보다 나은 공동체의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너’를 마주봐야 한다는 책 속 주제처럼 출판사 ‘꿈꾸는터’ 또한 독자를 마주보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했다. 지난달 기독교 서적으로는 이례적으로 소셜 펀딩을 통해 ‘얼리버드’를 모집했고 작가의 강연 영상과 카드 이미지 등을 공개해 독자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꿈꾸는터 백현모 대표는 “출간 전 독자들과 책에 대해 많은 부분을 교류하고 싶었다”고 소셜 펀딩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