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미국 기업들이 제조·유통·인건비 상승 때문에 해외로 빠져나가는 아웃소싱(Outsourcing) 경영을 하다가, 다시 자국으로 돌아오는 인소싱(Insourcing) 경영을 하는 추세다. 한국도 해외로 빠져나간 기업들이 돌아오는 날이 올 것이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한국교회도 언제부턴가 아웃소싱에 주력하게 되었다. 그 예가 해외 선교나 사회복지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교회의 궁극적인 목적은 선교이고 복지나 구제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때 교회는 인소싱이 먼저다.
최근 비후성 심근증과 성대 수술을 계기로 순환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순환계의 발원인 심장이 고장 나거나 뇌혈관 등이 막히면 한순간에 죽거나 장애인이 되기 때문이다. 렌디 포프가 쓴 ‘교회는 인소싱이다’를 보면 교회 내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리, 무장, 상호책임, 선교, 간구를 실천하는 훈련이라고 말한다. 즉 본질로 돌아가서 인소싱을 강화할 때 교회는 건강하게 세워지면서 아웃소싱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아웃소싱만 하게 되면 결국 껍데기밖에 남지 않는다. 영국교회가 인소싱이 안 되니까 사회복지형 껍데기 교회로 전락하고 말았지 않았는가.
그렇다고 개교회적 인소싱만 강조하면 안 된다. 공교회적 인소싱을 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인가. 바로 교회 생태계를 지키는 것이다. 한국교회 생태계를 위협하는 것이 주로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이었는데 우리는 그것을 반대하는 쪽으로 프레임을 걸었다. 그러면서 반대집회를 해 왔다.
그런데 동성애 전략가인 안토니오 레그리는 동성애자를 성소수자로 이미지화하고 퀴어축제를 할 때 사람들에게 핍박받는 모습을 심어주는 전략을 내세웠다. 그러므로 우리가 너무 물리적으로만 밀어붙이고 반대하면 성소수자들을 박해하는 세력이 한국교회라는 프레임에 말려들 수도 있다. 그러면 국민과 언론들이 성소수자 편을 들게 될 것이다. 반대집회를 할 때도 교회만 앞장서지 말고 시민단체와 더불어서, 때로는 시민단체를 앞세우는 전략을 세울 필요도 있다.
반대집회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개헌에 대한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이다. 지난 십여년 동안 ‘동성애와 성적 지향’을 옹호하는 차별금지법 입법 시도가 무산되자 30년 만에 논의되는 개헌에 관련 조항을 신설하려는 조짐이 있다. 현재까지 헌법 36조에 명시된 ‘양성의 평등’을 ‘성평등을 내포하는 평등’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양성평등은 분명히 생물학적인 남녀의 성(Sex)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성평등은 사회적 성, 즉 젠더(Gender)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번 개헌에 아예 ‘성평등’을 신설 법조항으로 만들자는 주장도 있다. 뿐만 아니라 평등원칙을 강화하기 위해 헌법 11조에 몇 가지 차별금지 사유를 추가한 뒤 ‘등’을 넣자고 하여 헌법의 명확성을 훼손하려는 주장도 있다고 한다. 이런 신설 조항이 헌법에 들어가거나 대체되면 앞으로 우리 사회는 걷잡을 수 없이 갈등과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 일을 미리 감지하고 전국광역시도기독교연합회와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가 함께 ‘국회 공동대응단’을 구성해 여야 의원들을 접촉하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동반연(동성애·동성혼 개헌반대 국민연합)이 창립돼 고무적이기도 하다. 이제 8월 17일까지 개헌특위 회의가 마무리되면 8월 말에서 9월 말까지 지역을 순회하며 국민대토론회를 한다고 한다. 이 일에 한국교회가 적극 대비해야 한다. 연합기관뿐만 아니라 지역 기독교연합회는 대도시별 토론회 일시와 장소, 참여방법을 확인하여 올바른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해야 한다. 교회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와 손을 잡고 국민여론전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가 팔짱 끼고 있다가 교회 생태계가 파괴되면 한국교회는 급속히 사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 일은 누구 개인의 일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공교회적 인소싱이다. 내 교회만 잘한다고 인소싱이 아니다. 내 교회와 동시에 공교회를 잘 섬기고 교회 생태계를 지키는 것이 공공의 인소싱이다. 해외선교나 사회복지보다 중요한 것이 교회 생태계를 지키는 것이다. 그만큼 인소싱에 대한 우리의 위기의식과 인식전환이 절실한 때다.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
[시온의 소리] 공교회적 인소싱이 중요하다
입력 2017-08-1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