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으로 신규 에이즈 감염자 중 남성 비율이 94.4%를 차지한다는 통계(국민일보 8월 12일자 10면 참조)가 나오자 동성애와 에이즈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적극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 교계 안팎으로 제기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최근 발표한 ‘2016 HIV/AIDS 신고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에이즈 감염자 1062명(내국인 기준) 가운데 남자는 1002명으로 여자(60명)의 16.7배에 달했다.
신규 에이즈 감염자 중 남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건 에이즈가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서 유행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의 ‘제3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11년)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간 성 접촉이 에이즈 확산의 주요 전파경로”라고 못 박고 있다.
그러나 통계에서 ‘동성애 때문에 에이즈에 감염됐다’고 답변한 수치는 30.6%에 그쳤다. 이는 동성애자들이 역학조사에 응할 때 ‘이성애’나 ‘무응답’으로 체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건소 관계자들은 “역학조사에서 이성간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던 사례들이 추후 동성 간 성 접촉에 의한 것으로 바뀌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밝히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서 “동성애자들이 역학조사에 응할 때 자신의 성정체성을 솔직하게 밝히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질본 결핵·에이즈관리과 관계자는 “남성이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를 하는 빈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질본 홈페이지 등에서 동성애와 에이즈의 긴밀한 상관관계를 밝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다른 시민단체의 의견도 고려해야 하며, 지적사항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염안섭 수동연세요양병원장은“우려스러운 건 19세 미만 감염자 수가 2004년을 기점으로 두 자릿수로 늘어나 지난해 36명을 기록했다는 것”이라며 “질본은 인권 논리보다 의학적 진실을 중시해야 에이즈 감염자를 막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어 “동성애와 에이즈 상관관계에 대해 교계가 적극 알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
에이즈 신규 감염자 94%는 남성… 동성애-에이즈 상관관계 적극 알려야
입력 2017-08-1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