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을 잠식했던 ‘북한 리스크’가 소강 국면에 들어갔다. 주식시장과 환율은 모처럼 안정을 되찾았다. 정부는 ‘빈틈없는 리스크 관리’ 신호를 거듭 시장에 보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현안간담회를 열고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영향 등을 점검했다. 김 부총리는 “시장에서 북한 도발을 둘러싼 북·미 간 긴장고조를 과거와 조금 달리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작은 충격에도 시장 변동성이 증폭될 가능성도 아주 배제하기 어렵다”고 현재 상황을 평가했다. 이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각심을 갖고 우리 경제 리스크 관리에 한 치의 빈틈도 없이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금융시장, 실물경제, 해외반응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관계 부처와 협력해 시장 안정조치를 단행할 계획이다. 김 부총리는 16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오찬회동을 하고 금융시장 불안 지속 시 안정화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51포인트 오른 2334.22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만의 반등이다. 기관이 355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다만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도(2150억원)를 멈추지 않으면서 제동을 걸었다. 개인도 1207억원을 팔았다.
원화가치 급락세도 멈췄다. 원·달러 환율은 4거래일 만에 하락하면서 1139.7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136.1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북한 리스크에 따른 경계감이 여전해 하락 폭을 줄였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아시아 증시에서 올해 1∼6월 월별로 28억∼119억 달러 수준의 순매수를 하던 외국인이 7월에 순매도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올해 초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한국 대만 인도 태국 등 아시아 증시의 외국인 자금 동향을 분석했다. 7월 외국인의 아시아 증시 순매도액은 1억4600만 달러, 8월은 첫째 주에만 3억7500만 달러에 이른다. 7월 이후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가장 큰 나라는 인도네시아(8억2100만 달러)였다. 이어 한국 5억4800만 달러, 대만 1억7800만 달러 등이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모처럼 안정 되찾은 코스피·환율
입력 2017-08-14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