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보팀은 13일(현지시간) 한목소리로 “북한과 미국의 전쟁이 임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의 ‘괌 포격’ 위협 발언과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옵션 장전’ 등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최근 일주일 사이 전쟁 준비를 위해 병력과 장비를 이동하는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이날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10년 전보다는 북한과의 전쟁에 가까워졌지만, 1주일 전보다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북한 문제는 오랫동안 방치돼 곪아 터질 때가 됐다”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겨냥한 북한의 위협은 너무나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군사행동이 아닌 국제사회의 공조와 외교로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를 만장일치로 결의했듯이 한국과 일본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나라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옵션이 장전됐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미군은 매일 매일 장전하고 있다”며 “미국을 위협하는 행위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라고 해명했다.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북한의 위협이 임박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이성적인 사람”이라며 “그는 외부 자극에 반응하고,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폼페오 국장은 “김정은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균형감각을 갖춰야 한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북한의 괌 포격 위협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북한의 공격에 대비하거나, 선제타격을 준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미 간 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미군이 한반도로 병력과 화기를 추가 배치하지 않았으며, 2만8000여명의 주한미군도 비상경계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반도 주변에 머물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도 5개월간의 장기 항해를 마치고 지난 9일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귀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이 북한을 선제타격할 경우 가동할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보유한 태평양사령부 역시 정기훈련 외에는 별다른 전쟁 준비 작업을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트럼프 안보팀 “북-미 전쟁, 임박하지 않았다”
입력 2017-08-14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