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던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결국 사임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대우건설 매각 절차에서 수장의 공백이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14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박 사장은 이날 오전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사의를 표명한 뒤 오후 1시30분쯤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향후 회사 경영은 송문선 수석부사장이 맡아 처리키로 했다.
갑작스러운 사임은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판과정에서 최씨가 지난해 대우건설 사장으로 박 사장을 언급한 정황이 드러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일 대우건설 노조는 사장의 낙하산 의혹이 불거지자 감사원에 산은에 대한 감사청구를 요청하고 현 체제에서 회사의 매각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특검에 따르면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은 지난해 7월 1일 최씨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 박 사장을 대우건설 사장으로 추천했다. 실제로 문자가 오간 다음 달 박 사장은 대우건설 사장에 취임했다.
박 사장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1973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건설업과 인연을 맺었고 2011∼2014년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후 지난해 8월 대우건설 사장에 취임했으나 임기 1년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건설업계에선 박 사장 사임이 대우건설 매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은 KDB밸류제6호 사모투자펀드를 통해 보유 중인 대우건설 보통주 2억1100만주(50.75%)를 내년 3∼4월 매각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오는 9월 매각공고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매각 관련 실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산은과 대우건설 모두 잡음을 최소화하려는 차원인 것 같다”며 “논란은 잠재웠지만 수장이 없는 상태에서 매각이 차질 없이 진행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최순실 낙하산 논란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물러나
입력 2017-08-14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