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돌풍으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하지만 은행권 ‘메기 역할’을 넘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선 인터넷전문은행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곧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를 추진할 방침이다. 케이뱅크와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이 기대 이상의 관심을 받은 데다 과거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곳도 있어 수요는 충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인터넷전문은행 간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려면 ‘제3의 플레이어’ 진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11월 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뒤 올 4월과 7월 영업을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가 연내에 이뤄져도 실제 영업 시작은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으로는 지난 예비인가 과정에서 탈락한 인터파크 중심의 아이(I)뱅크 컨소시엄이 우선 거론된다. 여기엔 SK텔레콤, GS홈쇼핑, BGF리테일 등이 참여했다. 또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가지고 있는 KB국민은행(카카오뱅크)과 우리은행(케이뱅크)을 제외한 다른 시중은행도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 돌풍에 자극받은 국내 최대 플랫폼 네이버의 참전 여부도 관심사다.
하지만 해결할 과제도 많다. 우선 자금 문제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시작 보름째인 11일 50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케이뱅크도 전날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은산분리 규제 때문에 늘어나는 고객에도 웃기만은 어려운 상황이다.
또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이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시장 창출’이라는 초기 궤도에서 벗어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연합회 은행별 가계대출금리 비교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케이뱅크는 고신용자(부도율 0.23% 이하)에겐 3.06% 금리로 신용대출을 해줘 KB국민은행(3.71%), 우리은행(4.04%) 등 시중은행보다 좋은 조건을 제공했다. 반면 부도율 0.85% 초과부터 3.03% 이하까지의 중신용자를 대상으론 신용대출 시 6.85%의 금리를 제공해 국민은행(6.15%)이나 우리은행(6.11%)보다 불리한 조건이었다. 카카오뱅크도 대출의 상당수가 고신용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수익구조 창출이라는 숙제도 있다. 낮은 대출금리, 높은 예금금리로 인터넷전문은행에 고객이 쏠리자 시중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도 앞 다퉈 예금금리를 올렸다. 카카오뱅크의 강점 중 하나인 송금수수료 면제도 환율우대를 고려한다면 시중은행보다 무조건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KEB하나은행의 1Q트랜스퍼를 이용해 호주 등에 송금할 땐 90%의 환율우대를 받을 수 있다. 또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 개편에 나서며 편리함에서도 차별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수수료 면제 등도 올해가 지나면 끝나기 때문에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제3 인터넷전문은행 뜨나… 당국, 추가 인가 추진
입력 2017-08-13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