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박기영’ 정면돌파 선언… “황우석 사건에 무거운 책임 있지만 盧 정부때 공도 있어”

입력 2017-08-10 21:47
사진=뉴시스

청와대가 사퇴 여론이 일고 있는 박기영(사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 임명 배경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의 배경 설명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특정 인사에 임명 의도를 설명한 것은 처음이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낙마 시에는 이런 절차가 없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본부장 인사 문제로 걱정을 끼쳐드려 국민께 송구스럽다”면서도 “박 본부장의 과(過)와 함께 공(功)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박 본부장은 황우석 교수 사건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있다”며 “그러나 노무현정부 시절 IT 분야와 과학기술 분야의 국가 경쟁력이 가장 높았던 점에는 박 본부장의 공도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박 본부장 문제가 논의됐고, 문 대통령이 임명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 본부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과학기술계 여론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 자연대와 의대 교수 30여명은 박 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만들어 서울대 교수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에 착수했다. 앞서 서명운동을 진행한 과학기술인 단체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이틀 만에 1800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강준구 최예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