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대용량인 1테라비트(Tb) V낸드 플래시 메모리와 차세대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기술을 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17’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3차원 셀 용량을 기존 최대(512Gb)보다 2배 늘린 1Tb V낸드 제품을 선보였다. 이는 2시간짜리 고화질 영화를 60∼70편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V낸드는 수평 구조로 만들던 2차원 셀을 3차원 수직으로 쌓아올려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로 휴대전화나 디지털카메라 등의 데이터 저장장치로 쓰이고 있다. 이번에 공개한 1Tb V낸드는 16단으로 쌓은 하나의 단품 패키지로 2테라바이트(TB)를 만들 수 있어 SSD 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글 1조1000억개 글자를 저장하고 2GB짜리 고화질 영화를 1000편가량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서버 시스템 내 저장장치의 공간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신규 SSD 규격인 ‘NGSFF SSD’도 발표했다. 기존 시스템을 새 시스템으로 대체하면 저장용량을 4배까지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표준인 NGSFF SSD가 뛰어난 저장 능력을 인정받아 주요 표준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응답속도가 최대 12배까지 끌어올린 고성능 Z-SSD도 함께 공개했다. 데이터 읽기와 응답 속도가 기존 제품보다 빨라져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 등에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 저장에 특화된 신개념 ‘키 밸류 SSD’도 함께 공개했다. 비정형 데이터란 음성·영상 등 특별한 형식이나 규격이 정해지지 않은 데이터를 말한다.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차세대 V낸드 솔루션을 한꺼번에 공개한 것은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업체와의 점유율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SSD 시장 1위 사업자는 삼성전자(4.8%)였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삼성, 세계 최대 용량 V낸드 공개… 2시간 고화질 영화 60∼70편 저장
입력 2017-08-09 18:25 수정 2017-08-09 23:22